◎노동집약 인식깨고 70% 자동화/1억투자 4년 생산성 30% 올려니트웨어 생산업체인 군자산업(주) 가야실업(주) 등 일부 섬유제품업체에 공장을 견학하러 오는 섬유업계 인사들이 줄을 잇고있다.
대부분의 섬유업체들이 갈수록 심해지는 인력난과 고임금으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 업체들은 불황을 모른채 성장을 거듭,그 비결을 배우러 이들 업체를 찾는 것이다.
다른 섬유업체들이 악화된 경영환경을 피해 해외로 도피하거나 업종을 전환하는 등 섬유업종에서 자리굳히기를 못하고 있는 사이 이들 기업들은 꾸준한 생산공정의 합리화를 통해 높은 생산성을 올리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갖추는데 성공한 것이다.
섬유산업연합회가 시범공장으로 지정한 군자·가야 등 9개 섬유제품업체들은 작업환경에서부터 생산관리,기계설비 등에 걸쳐 생산현장의 모든 문제점들을 제거하면서 인력수요를 대폭 줄이고 생산성을 높여 여타기업들이 상실해가고 있는 경쟁력을 오히려 강화,공장을 견학하러 온 섬유업계 인사들을 놀라게 하고있다.
지난 28일 시작,31일까지 계속될 시범공장 견학에는 국내굴지의 섬유업체 대표에서부터 중소기업의 현장기술자에 이르기까지 약 4백여명이 참가하고 있는데 공장을 둘러본 사람들은 여러가지 면에서 충격을 받고있다.
우선 작업환경이 여느 사무실과 다름없이 깨끗한데 놀란다. 섬유공장이면 으레 원단과 제품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재봉질이나 다림질외에는 기계설비가 거의없고 소음에다 먼지까지 펄썩이는 것을 당연시 해왔으나 이들 공장들은 생산라인의 완벽한 배치에서부터 자동화된 기계설비,쾌적한 작업환경을 만들기 위한 집진설비·냉방설비 등을 갖추어 여느 섬유제품공장과는 판이하다.
특히 섬유산업은 전통적인 노동집약산업이라는 인식으로 자동화에 한계가 있다고 믿고있던 섬유인에게 이들 업체들이 70% 가까운 자동화를 실현한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재봉질이 끝난 제품은 자동으로 이웃라인으로 옮겨져 라벨이 붙고 실밥이 제거되면서 일정수량씩 포장이 되어 출고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은 생산공정의 자동화율이 높은 전자제품공장을 연상시킨다.
삼성물산 안양공장의 경우 자동화율이 71%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섬유선진국인 이태리나 독일의 자동화율(74∼80%)에 거의 육박한 수준이다.
다음으로 놀라운 것은 이같은 생산공정의 개선에 결코 거액이 투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섬산연이 지난 87년 9개 시범업체를 선정한 뒤 지난해까지 지원해준 금액이 10억원이니 1개 업체가 4년간 1억원 남짓이 돌아간 셈인데 이 정도의 투자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갖추면서 생산성을 높여 확고한 경쟁력을 갖춘데 의아해할 정도다.
군자산업의 경우 생산합리화를 추진한 뒤 생산성이 30%,가야실업은 26.4% 향상됐는데 대부분의 시범업체들이 20∼30%의 생산성향상을 기록하고 있다.
품질수준도 크게 높아져 예전에는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수없이 클레임을 받아왔으나 지금은 주문이 달려 선별해서 주문을 받고있다.
시범업체의 생산합리화 사업에는 봉제분야의 전문기술지도기관인 봉제과학연구소의 기술지도와 현장교육이 큰 효력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충격속에 시범업체 견학을 마친 섬유인들은 얼마든지 어렵지않게 공정을 개선할 수 있는데도 발상의 전환이 없었기때문에 경쟁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방민준기자>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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