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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인/평소엔 “얌전” 운전땐 “난폭”(세계의 사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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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인/평소엔 “얌전” 운전땐 “난폭”(세계의 사회면)

입력
1991.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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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대당 천여명 사망… 유럽최고/“억눌렸던 적의 핸들로 발산” 진단유럽의 남서쪽 이베리아반도의 포르투갈 국민들은 매사에 격정적인 다른 라틴민족들과는 달리 폭력을 싫어하고 준법정신이 강한 조용한 민족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이처럼 평소에 조용한 포르투갈인들이 일단 핸들을 잡으면 다른 어떤 민족도 뒤따를 수없는 난폭한 성격으로 돌변하는 별스런 특질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포루투갈의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유럽의 최고수준이다. 89년에 인구 1백만명당 3백35명,차량 1백만대당 1천1백63명을 각각 기록,유럽의 수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포르투갈의 교통사고 사망률이 유난히 높은 이유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일반적으로 내성적인 포르투갈인들이 억눌렀던 적대감을 홀로 있는 차속의 운전대를 통해 발산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리스본의 교통전문가들은 심리적 측면보다는 열악한 도로사정과 폭증하는 차량수가 포르투갈을 유럽최악의 교통지옥으로 만드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수도 리스본의 도로는 높낮이가 심한데다 좁고 포장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지방의 경우 도로사정은 더욱 나쁘며 제대로 된 고속도로는 전국적으로 3백25㎞에 불과하다.

도로사정이 이처럼 열악한데도 최근 경제성장에 힘입어 포르투갈의 차량대수는 지난 5년간 25%나 급증,교통사정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포르투갈의 교통당국은 그러나 전체 교통사고의 80% 이상이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도로사정이나 차량폭증보다는 난폭·음주운전이 교통사고의 주요원인이라고 반박한다.

이와관련,운전학원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몇십년전과 조금도 달라지지않은 운전면허 취득제도를 바꾸지 않는한 운전 부주의로 인한 사고는 근절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포르투갈의 운전면허는 우리나라처럼 간단한 테스트만 거쳐 취득토록 돼있는데 이로인해 실제 도로주행시 필요한 교육은 전혀 받지않은 상태에서 운전면허를 딴 젊은이들이 겁없이 속력을 내다 사고를 내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는 것이다.<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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