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흐지부지 광역 뒷거래(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흐지부지 광역 뒷거래(사설)

입력
1991.05.30 00:00
0 0

광역의회 선거날짜가 확정되고 여야정당은 공천후보자를 일제히 발표함으로써,가파른 시국은 선거정국으로 전환될 것이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시기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난국의 불씨가 계속 번질것 같은 어려운 상황속에서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가 치러진다면 시국안정과 정치의 신뢰회복이라는 일거양득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정치권은 구태·구습·구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바람잘날이 없는 민자당안에서 부패현상이 일찍 들통났다. 국회의원이 광역후보공천 희망자들로부터 돈을 거둬 들였다. 뒷거래의 뒷처리가 더욱 수상하다.

민자당은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을 끄려고 돈을 돌려주고 후보사퇴를 시키는 것으로 엄연한 범법사실을 눈가림하고 있다. 정치의 안개를 피우고 구렁이 담넘어가는 격의 술수가 여전하다. 이러한 공천뒷거래가 빙산의 일각이라는데 심각성은 더하다.

검찰의 대응은 더욱 석연치가 않다. 공천과정에서 금품수수가 있으면 엄중하게 사법처리를 하겠다는 특별지시가 허망하고 무색할 따름이다. 분명한 까닭도 없이 늦추고 미적거린다. 뇌물외유와 수서의혹 관련 의원들을 신속하게 구속한지가 얼마나 되었는가. 여당쪽의 얼룩이기 때문에 외면하고 신중하게 다룬다는 오해를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법질서를 강조하려면 원칙과 형평 그리고 일관성에 투철해야 한다. 검찰권의 발동은 지체없이 서둘러야 신뢰와 권위가 선다.

「공안통치」라는 저항에 몰린 검찰이 현실에 유연히 대응함은 있을수 있으나,지켜야할 원칙은 지킴이 마땅하다. 분신자의 유서필적과 관련된 재야와의 공방도 그렇다. 대필이다 진필이다하며 소모적인 성명전을 벌일 사안이 아니다. 성명보다 수사가 앞서야한다. 엄정하게 흑백을 가리고 정확한 결론을 내려야 옳다. 필적감정으로 재야단체와 장군 멍군같은 대결을 벌이고 있음은 자기비하를 초래할 뿐이다.

검찰권은 불법의 차단과 범법행위의 예방을 위해 행사되는 것이다. 따라서 공천과정의 부패·타락이라는 범법사실은 약속대로 철저히 파헤치고 엄정한 처리가 뒤따라야 할것이다. 공정선거의 분위기는 초장에 잡지못하면 혼탁은 걷잡기 어려우리라 우려되기도 한다.

앞으로 선거전이 가열되면 기초의회 선거때와 달라 정당의 간여로 매수·매표가 성행할 소지가 많다고 본다. 타락의 징후는 벌써 여기 저기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오늘의 난국을 초래한 정치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썩고 묵은 관례에 집착,정치적 이기주의의 틀을 벗어날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다. 오랫동안 겪어온 호된 시련에서 뚜렷한 교훈을 도출해 내지 못하고 정치불신의 벽은 높아만 간다. 정부와 정치권이 공정에 크게 눈을 떠야 할 것이다. 국민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 깨끗한 선거가 난국 돌파의 한 방도임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