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절차 문의·관련위원회 참석등 사전준비/방북 이붕 설득·유엔분위기등 영향 미쳤을듯【유엔본부=송혜란기자】 유엔가입과 관련한 북한의 태도변화는 이달초부터 감지돼왔다.
유엔 로비에서 마주친 북한대표부 관리들은 지난달말까지도 『한국이 김칫국부터 마신다』거나 『남측이 북쪽 형제의 의사를 무시한다』는 등의 표현을 써가며 한국의 연내 유엔가입 방침에 불쾌감을 표시해왔다.
하지만 이번달 들어 북한 관리들의 태도가 급격히 달라졌다. 유엔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유엔사무국에 한국의 유엔가입후 북한의 가입절차에 관해 문의해왔으며 유엔산하 위원회에도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유엔가입을 위한 사전탐색 작업을 벌여왔다.
북한측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이붕 중국총리가 이달 3일부터 나흘간 평양을 방문했던 시기와 맞아 떨어져 이총리가 이 기간중 북한을 설득 했을지도 모른다는 강한 추측을 낳고 있다.
유엔 관측통들은 중국이 한국의 유엔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조심스런 전망은 시간이 흐를수록 강한 단언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지난 24일에는 익명을 요구하는 유엔주재 중국대표가 『중국은 절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고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이유는 북한을 화내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제까지 유엔에서 2차례에 걸쳐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었다. 첫번째가 72년 8월 방글라데시의 가입신청때,그리고 두번째가 72년 10월 팔레스타인문제 표결때였다. 중국은 72년 이래 유엔표결에서 대체로 회원국 다수의 의사에 동조하고 이견이 있을때에만 기권을 택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사실 중국을 별개로하고라도 유엔의 현지분위기는 한국의 유엔가입지지 일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의 가장 밀접한 우방국인 쿠바의 유엔관리들도 최근 기자에게 『우리도 (한국의 유엔가입에 관한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질 수 없는 입장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소련대표부의 한 관리도 『북한이 이번에 (한국과) 함께 가입하지 못하면 나중에는 핵사찰이나 인권문제 등으로 제동이 걸려 유엔가입이 한층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중립성 유지에 신경을 쓰고있는 케야르 사무총장 마저도 유엔의 보편성 원칙을 강조해가며 북한에 대해 동시가입을 권유해왔다. 유엔관리들은 사석에서는 한국의 단독가입에 동조해왔다.
28일부터 북한을 방문중인 마르코 유엔총회 의장도 한국의 유엔가입에 지지를 표시해왔다. 마르코 의장은 특히 이번 평양체류중 북한의 유엔가입을 강력하게 권고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는 30일 서울에 도착해 한국의 고위관리들과 유엔가입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의 유엔가입방침 공표로 남북한의 유엔가입은 기정사실화 됐다. 이제는 타이밍을 고르는 일만 남았다.
남북한의 유엔가입은 유엔의 보편성 원칙이 거의 완벽하게 적용됨을 의미한다. 중국처럼 큰 나라나 리히텐슈타인과 같은 작은 나라가 한결같이 국가의 정통성과 기본을 유엔에 두고 있다.
한국과 북한이 유엔에 들어가게되면 각각 1백60번째와 1백61번째 회원국이 된다.
◇한국의 유엔가입 근황
▲91년 4월9일=노창희유엔대사 안보리에 메모랜덤 배포.
▲4월15일=코스타리카 안보리의장에게 한국가입 지지서한 발송
▲5월8일=세인트빈센트와 그레나딘 안보리에 한국가입 지지서한 배포.
▲5월16일=세인트루시아 안보리에 지지서한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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