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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은행이 몰려온다/금융시장 개방 미국에 굴복(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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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은행이 몰려온다/금융시장 개방 미국에 굴복(사설)

입력
1991.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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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개방이 예상외로 빠르고 그 폭도 의외로 넓다. 자본시장 개방과 환율시장에 대한 개방도 거의 동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금융,자본,외환 등이 3개 시장의 문호개방이 어떠한 파급영향을 가져올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본시장 개방은 이미 92년부터 실시하기로 예정됐던 것으로 우리측이 개방시기를 미국측의 요구를 감안하여 주도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따라서 놀랄것은 없다. 어느 의미에서는 예정된 계획을 그대로 이행하는 것이다. 우리가 놀라운 것은 이 예정된 계획에 대해 준비상태가 너무나 미흡하지 않나하는 것이다. 자본시장 개방에서 유의해야 하는 것은 「질서있는 개방」이다.한국기업들이 미­일­EC 등 선진권의 거대한 세계적 자본에 예속돼서는 안된다. 재무부가 이를 방지하기 위해 6월중에 외국인 또는 기업의 거래를 제한하는 규정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무부는 문제의 중요성에 비추어 대비책을 벌써 내놓았어야 하는 것이다. 벙어리 냉가슴 앓듯 우리정부가 고민하는 문제의 하나는 외국인에 대한 금융실명제의 적용여부다. 상장기업의 소유권 및 경영권 보호를 위해서 외국인에 대해서 반드시 금융실명제를 실시하고 또한 거래 종목과 거래총액에 대해서 양적 제한을 둬야한다. 그러나 내국인을 이용,실명제를 우회하는 경우 막을길이 없는 것이다.

내국인에게도 실명제를 실시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으나 정부는 시기상조라는 태도를 견지,주무부처인 재무부로서는 딜레마다. 자본시장의 개방도 이처럼 불안을 던져주고 있는데 이번에 금융시장의 개방을 대폭 확대키로 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환균 재무부 기획관리실장이 지난 22,23 양일동안 일본으로 찾아가서 찰스·달라라 미 재무차관보에게 동의해준 금융시장 개방안은 사실상 지금까지 고수해왔던 남은 보호의 벽을 모두 허물어뜨린 것이다. 즉 외국은행을 국내은행과 똑같이 대우해주기로 한것이다. 이에따라 외국은행은 국내은행과 같은 기준과 절차에 따른 동일지역내 지점을 개설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 87년부터 시행해온 스와프 한도의 감축을 중지하고 기금증액분만큼 스와프를 감축하려던 당초의 계획을 철회,외국은행의 영업기금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뿐만아니라 올하반기중에 외국계 은행과 증권회사에 대해 각각 금융전산망과 증권거래소의 가입을 허용키로 했다. 이에따라 외국은행은 국내기업 및 고객에 대한 정보를 국내금융기관이나 증권회사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수입자금에 대한 외화 대출허용 범위도 확대,미국계 은행에 대해 국산화가 가능한 시설재 수입시에도 외화대출을 허용케했고 연지급 수입금융에 대한 제한도 대폭 완화했다. 이밖에 ▲신탁업의 전면허용 ▲현금출납기의 24시간 영업허용 등에 동의했다.

국내은행들이 이처럼 동일한 조건을 갖추게된 미국을 비롯한 일,EC 등의 세계적 은행들과 경쟁하기에는 상품의 질과 양,자금력,생산성에서 뒤지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생존의 길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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