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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관계 당우위로 중심이동 예고/총리 경질과 여권의 역학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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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관계 당우위로 중심이동 예고/총리 경질과 여권의 역학변화

입력
1991.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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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끄럽던 노 총리 사퇴로 견제기능 약화/김 대표 당내 위상 일단 강화/일부선 비판도… 「광역」이 변수노재봉 국무총리의 퇴진은 그동안 수면하에서 팽팽한 긴장상태를 유지해온 당정관계의 질적변화를 예고해 주고 있다.

5개월여의 단명에 그쳤지만 그가 차지해온 여권내 위상·대통령의 신인도·정치적 잠재력 등에 비추어 견제와 균형을 축으로한 당정의 역학구조는 당우위로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권에서 처음으로 노총리 퇴진론을 제기,은밀히 추진해온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의 위상강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여 여권의 차기 대권구도 등과 관련해 크게 주목되고 있다.

○…물론 대통령중심제 아래서 국무총리가 민심수습을 위한 「총체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을 두고 지나치게 파워게임의 관점에서 해석하는게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수 있다.

그러나 노내각 출범후 터진 잇단 사건들,예컨대 「의원뇌물외유」 「수서」 「강경대군 치사」 등은 공권력을 중심으로한 행정기능이 정치영역을 압박한 측면이 있는 만큼 그의 퇴진에 따른 「공백」은 정치가 차지할 공산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여권에 국한시켜 그의 퇴진에 얽힌 우여곡절을 되새겨보면 당우위 내지 김대표 위상강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지않느냐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김대표는 지난 6일 민자당 안양지역 중앙위원간담회에서 노총리 퇴진을 겨냥,『시국수습의 복안이 있다』고 밝힌뒤 이를 관철하기 위해 「정중동」의 움직임을 부단히 보여왔다.

11일과 17일의 노대통령과의 정례회동에서 「직언」과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들을것을 진언하는가 하면 김종필·박태준 두최고위원 김윤환 사무총장과도 이들의 대통령면담을 전후해 교감을 시도했고,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의 고위직 인사들을 차례로 만나 설득작업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그 결과 노대통령과 김대표간에는 일찌감치 두사람 측근들의 「기대」나 「전망」과는 별개로 노전총리 퇴진여부·시기·방식은 물론 후임총리 인선기준에 이르기까지 의견 일치를 이루었다는 것이 김대표측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 노전총리 경질은 정가일각의 관측과는 달리 오래전 준비된 수순에 따라 치밀하게 이뤄졌다고 할수 있다.

○…이같은 결말을 놓고 볼때 노전총리 퇴진의 추진이 김대표측이 표면상 주장하는 대로 단순히 민심수습의 차원에서만 진행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김대표의 집념이나 노내각 출범후의 당정관계 등에 비추어 그 이면에는 차기 대권구도를 둘러싼 파워게임의 요소가 짙게 깔려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하겠다.

특히 노전총리가 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의 한사람으로 부각돼온게 사실이고 보면 이같은 분석은 심증을 더해주고 있는 것같다.

민주계는 실제로 여권 핵심부가 김대표를 견제하는 지렛대로서 내각제 개헌·세대교체론에 애착을 가져왔고 그 경우 중심인물은 노전총리일 것으로 간주해왔다고 할 수 있다.

이에따라 김대표측은 여론과 야당의 공세를 등에 업고 노전총리 퇴진을 적극추진하게 됐고 그 결과 대권가도를 향한 정치환경이 보다 유리하게 조성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눈치이다.

심지어 그의 퇴진을 3당 합당후 김대표와 쟁투를 벌여온 박철언 체육청소년부장관의 월계수회 고문직 사퇴와 연결시켜 적어도 김대표를 가로막는 인적장애 요소는 정리됐다고 해석하려는 분위기도 없지 않는게 사실이다.

나아가서 그동안 기회있을때마다 요구해온 차기 대권후보 조기 가시화의 성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까지 보고 있는 것이다.

김대표측의 이같은 분석은 당내에서도 어느정도 타당성을 지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것 같다.

또 양김구도의 정착을 겨냥,김대중 신민당총재와 연합공세를 취한 측면이 없지않은 만큼 일단 김대표의 계산은 맞아 떨어졌다고 할 수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번 노전총리 퇴진을 계기로 여권 핵심부를 비롯한 구여권이 갖고있던 김대표에 대한 「불안감」은 깊이를 더했다는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야당의 공세를 기민하게 활용,결과적으로 여권분열을 가져왔다든가,통치권의 핵심부분인 인사권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했다든가,민자당내에서 여권 핵심부를 노골적으로 겨냥하는 불만이 터져나와도 방관했던 것 등등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들을 김대표가 매끄럽게 극복하지 못할 경우 지자제 광역의회선거가 끝난뒤 당정간에 일대 파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있다.

김대표의 대권가도는 여전히 순탄하다고만은 할 수 없을것 같다.<김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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