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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 험난해도 교류는 급증/북한·일 회담시작후의 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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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 험난해도 교류는 급증/북한·일 회담시작후의 큰 변화

입력
1991.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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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서 관광까지/일인들 방북늘자 북 호텔건축등 활발/일 “북 조금씩 개방” 진단북한이 지난해 9월 일본에 국교정상화를 전격제안한 이래 두나라의 교류가 양국의 수교회담 결과와는 관계없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정치인들의 왕래를 계기로 수교회담이 시작되면서 싹트기 시작한 양국간의 교류는 경제 문화분야로 이어지더니 최근에는 관광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 17일 양국관계 사상처음으로 나고야(명고옥)에서 출항한 직행전세기편으로 여행업자들을 중심으로 한 1백여명의 민간인들이 관광지 시찰여행을 다녀왔다. 또 오는 6월10일에는 사상 2번째의 공식관광단이 6일간의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다.

또 조총련계 동포가 운영하는 비프항공서비스란 항공화물회사가 최근 북한당국과 직송화물탁송사업계약을 체결,물자교류도 활발해지게 됐다.

일본인들의 북한관광은 조총련계 동포가 운영하는 중외여행사 주최로 89년말 한차례 있었는데,이 여행사는 이번에 다시 북한당국으로부터 허가를 얻어냈다. 당초에는 30명을 모집할 생각이었으나 의외로 반응이 좋아 정원을 52명으로 늘리고도 선착순으로 앞당겨 마감해야 했다는것이 여행사측의 설명이다.

「일조국교정상화 직전기념투어」란 이름의 이 단체 관광여행은 북경을 경유해 평양에 가서 묘향산 개성 판문점을 돌아본뒤 다시 북경을 거쳐 돌아오는 일정으로 짜여있다. 요금은 1인당 27만4천엔(1백47만8천원),중국 북한비자발급비 1만6천엔(8천4천8백원)이다. 여행사측이 배포한 안내서에는 사진이나 비디오촬영의 제한은 「거의」없다고 돼 있고,현지에서 친지를 만나고 싶으면 본인들이 편지 등으로 연락을 취한뒤 현지에서 허가가 나면 호텔에서 만날수 있다고 돼있다. 또 일본여권에 기재돼 있는 「북한제외 조항」은 본인이 수속을 밟아 삭제해줄 것을 조건으로 하고있다.

북한과의 국교정상화 교섭이 시작된 이래 일본은 지난 4월1일부터 북한제외 조항을 삭제해주고 있다.

북한여행 희망자가 예상보다 많은 이유에 대해 여행사측은 『식민지시대 북한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많은데다 세계각국을 다 여행해본 사람들이 북한만 못가본데서 오는 호기심 때문인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사측은 이번 관광객 송출허가는 1회로 제한돼있지만 성과가 좋으면 올여름이나 가울에 또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일본인 방문러시에 대비해 북한은 관광시설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직행전세기편으로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고온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 신문의 한 기자에 의하면 평양근교에는 외국관광객 및 외교관들을 위한 국영골프장을 87년부터 운영중이며,금강산과 원산지역에는 외국인상대 호텔건축이 활발하다고 한다.

이 여행에 동행했던 일본기자들도 『북한이 신중하기는 하지만 국제사회를 향해 조금씩 창을 열어가고 있는 것같다』는 공통된 인상을 밝히고 있다. 다른나라 사람들이 어떤 인상을 받고있는지는 논외로 치더라도 일본인들이 그런 느낌을 받고있는 것은 수긍할 수 있다.

가네마루(김환신) 전 일본부총리의 북한방문(작년 9월)이후 정치인들의 왕래가 잦아진 것을 계기로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일조 의원연맹」이 재출범했다.

경제면에서는 북한에 무역채권을 갖고있는 상사들이 중심이돼 「동북아 무역연구회」 「일조무역회」를 만들었다. 이 민간단체들을 북한의 무역정책당국인 무역부와 「경제공동위원회」를 설치키로 합의했는데,이 위원회는 내년초 양국에 무역사무소까지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일본측으로는 8백억엔에 달하는 대북한 무역채권을 받아내려는 것이 목적이라지만 한국과 중국간의 무역사무소를 생각하면 그 정치적 비중은 대단한 것이다.

문화면에서도 작년까지는 생각조차 할수 없었던 일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평양에서 열린 국교정상화 교섭대표단 환영연회에서 북한측이 일본유행가를 부르게 한 것이라든지,일본의 유명한 유행가 가수를 잇달아 초청해 일본가사로 노래하도록 한것은 상상을 초월한 일이었다.

또 동경 오사카(대판) 교토(경도)에서 북한영화제가 열린 일도 전에 없던 일이었다. 정치·경제·문화에 이어 관광의 문호까지 열린다면 북한에 어떤 변화가 올것인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북한이 아직은 경계태세를 늦추지않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있기는 하지만 최근의 대일수교 교섭경과와 관련지어보면 그 자체가 엄청난 변화라고 할 수 있다.<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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