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 자기필체로 「김씨 이름」 써/이미 법원에 증거 보전/김씨 수첩 「전민련 보관」 수사/입사 이력서도 감정의뢰/전민련 “강압수사로 홍양 착오”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 분신자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강력부(강신욱 부장검사)는 22일 유서대필 의혹을 받고있는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27)가 김씨의 분신후 종로 모카페에서 김씨의 여자친구 홍모양(26·K여상 강사)과 만나 홍양이 김씨로부터 선물받은 수첩의 민 뒷장에 「김기설」 이라는 이름과 전민련 전화번호 2개를 써넣어 필적을 조작하려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검찰은 이같은 내용의 홍양 진술과 수첩이 강씨가 유서대필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결정적 증거라고 보고 지난 17일 법원에 증거보전을 해놓았다고 밝혔다.
검찰에 의하면 홍양은 소환조사 당시 김씨가 직접 쓴것이라는 메모지를 제출해 『애인끼리 주고받을 내용이 아니다』고 추궁하자 『김씨가 메모를 직접 쓴 것을 보지는 못했으나 「잘된 글이니 읽어보라」고 해 메모를 받았다』고 진술을 번복한뒤 김씨로부터 선물받은 수첩을 꺼내 『이 수첩 맨 뒷장의 글씨는 김씨가 직접 써준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이에 대해 김씨가 85년에 누나에게 보낸 육아책의 글씨 등 김씨의 필적을 제시하며 『글씨가 다르지 않느냐』고 집중추궁하자 홍양은 『수첩글씨는 내가보는 앞에서 강씨가 쓴 것』이라고 자백했다는 것.
검찰은 또 『전민련이 제출한 수첩은 홍양이 김씨로부터 지난 7일 받아 전민련 선전부장 원순룡씨(28)에게 준뒤 다른 몇사람을 거쳐 전민련이 보관하게 된것으로 확인됐다』며 『전민련이 김씨의 수첩이라며 20일 하오 검찰에 제출한 수첩은 홍양 등의 진술을 통해 검찰이 파악한 원래 수첩의 내용과 다른 점이 많아 조작됐을 개연성이 크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김씨가 분신한 다음날인 9일 홍양이 전민련의 한 관계자에게 『김씨 가족들에게 연락할것이 있으니 수첩을 돌려달라』고 말했으나 『수첩은 무슨 수첩이냐,수첩은 없는거야』라며 거절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원씨 등 수첩보관 관여자 3명의 범인은닉 등 증거인멸 혐의를 보강수사,금명간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연행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김씨가 지난해 10월 경기 광주군의 가구제조회사에 입사할때 낸 이력서 1통을 회사측으로부터 넘겨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필적 감정을 의뢰키로 했다.
검찰은 『이력서의 필체가 육안으로는 유서와 다르고 김씨의 주민등록증 분실신고서와는 유사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김씨와 7일 밤부터 8일 새벽까지 단둘이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과 종로구 명륜동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셨다는 전민련 회원 임근재씨(27)의 말과는 달리 이 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더 있었다는 포장마차 주인의 진술에 따라 이를 뒷방침 할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검찰은 21일 공개된 성남지역 「터사랑청년 학우회」 창립대회의 방명록 글씨에 대해 『김씨가 직접 썼다는 객관적 증명이 없어 전민련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들일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민련은 22일 검찰의 발표에 대해 『강씨가 지난 10일과 12일 홍양을 위로하기위해 단국대 동창 3명과 만나 술을 마신적은 있으나 홍양 수첩에 글씨를 써준 사실은 없다』고 반박하고 『마음이 연약한 홍양이 98시간에 걸친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과정에서 착오로 잘못 진술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