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미국은 마지막 중거리 미사일 퍼싱Ⅱ를 텍사스주 동부 한 군사기지서 파괴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1주일쯤 후엔 소련이 자국의 마지막 중거리 미사일 SS20을 모스크바 남동쪽 1천4백㎞거리의 카푸스틴 야르 로켓기지서 미국 참관인들이 보는 가운데 미련없이 파괴해 버렸다. 이로써 양국의 중거리 미사일들은 모두 폐기됐다. ◆미소가 제각기 중거리 미사일들을 폐기한것은 87년 12월9일 양국이 조인한 INF(중거리 핵전력) 페기협정에 의거한것으로 핵무기가 출현한이래 사상 처음보는 핵전력의 실질적 감축이라는 뜻을 지닌다. 협정조인 당시엔 향후 5년간에 양축이 보유한 중거리 핵전력을 모두 폐기키로 했었으나 실제론 예정보다 빠르게 3년반만에 매듭 지어졌다. ◆미국의 마지막 중거리 핵미사일 퍼싱Ⅱ의 폭파는 블라디미르·메드베데프 중장이 인솔한 18명의 소련측 감시단을 포함한 1천여명의 참관인들이 보는 가운데 진행됐는데 미국이 보유하고 있던 8백46기의 중거리 미사일 전량이 폐기된 것이다. 메드베데프장군은 「이로써 장거리 미사일 폐기의 길도 열리게 됐다」고 군축의 앞날을 낙관했다. ◆미측 감시단이 참관한 가운데 폭파된 소련의 SS20 미사일만도 6백기가 넘고 그것들도 포함해서 소련이 스스로 파괴한 중거리 미사일은 도합 1천8백46기에 달하다고 외신은 집계했다. 규격이 작은 단거리 미사일 1발값만해도 보통 10억원이 넘는다니까 미소는 그동안 세계에서 가장 심하게 「낭비경쟁」을 해온셈이다. ◆지역분쟁에서 부서진 탱크 1대를 놓고 사람들은 아따금 말한다. 「그것 1대값이면 몇명을 수용할수 있는 병원을 지을수 있었고… 」그러나 여전히 굶주리는 자국민들을 외면한채 계속 군비를 늘리는 어리석은 나라들이 아직도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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