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치는 이성보다 감성적인것 같다. 국민성에서 나오는 특성이 아닐까. 타협과 협상에 익숙지 못하다. 아집과 독선이 앞선다. 민주주의를 하는데는 감성보다 이성이 보다 유익한 바탕이 된다. 「수서사건」에서부터 현재의 「치사시국」에 이르기까지 꼬리를 문 충격들은 우리 정치수준의 현주소를 재삼 확인해준것 같다. ◆「수서사건」과 같이 청와대와 의원들이 관련된 의혹사건이면 검찰의 수사와 병행하여 국회자체에서 특별위원회 같은 기구를 구성,혹백을 가렸어야 한다. 엉거주춤한 미진 상태에서의 검찰 수사종결은 국민의 의혹만을 더하게 했다. 더구나 우스웠던 것은 더 이상 『배후가 없다』는 대통령의 사건종결 발표. 국민들은 이 발표를 믿지 않았다. ◆레이건 전 미대통령은 이란·콘트라사건에 대한 의회 청문회 등 온갖 조사가 다 끝나고 국민들이 조사결과를 받아들인 뒤에야 소견을 밝히고 이 역사적인 사건을 매듭지었다. 그는 『알고는 과오를 범하지 않았다… 모든 것은 나의 책임이다』고 국민의 양해를 구했다. 여론은 그를 버리지 않았다. ◆페놀,원진레이온 사건 등 공해문제가 제기되자 나라 온 천기자 「공해위기」로 법석을 떨었다. 이 부산때문에 공해의 심각성에 대한 의식은 높아졌지만 정부측에 현실적인 해결책을 추궁하는데는 미약했다. 대구시장,환경처장관 등 관계 고위책임자들의 해임을 떠들썩하게 요구했다. 해임이 문제의 해결이나 되는 것 같았다. 결국 환경처장관이 경질됐다. 경질이 해답이라면 가장 값싼 타결책이다. 지금 공해파동은 없었던 것이나 다름없는것 같다. ◆강군치사분신 등이 빚은 「치사시국」은 예기치않게 증폭,6공이후 최대의 시위를 가져왔다. 제도권 야당은 줏대없이 좌우눈치보기 바쁘다. 사태 타결에 역할을 찾지못했다. 대권중독 신드롬만을 보여줬다. 결국 노재봉내각의 사퇴로 수습의 실마리가 모색되고 있다. 나라 자체의 위기관리 능력에 의구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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