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정치는 문제푸는것… 서로 안할켜야/이철승/물가·부동산등 과감한 쇄신책 필요/이만섭/향후 정치구도 구체청사진 제시를노태우대통령은 18일 낮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최고위원·이민우 전 신민당 총재·유치송 전 민한당 총재·이만섭 전 국민당 총재·이충환 전 신민당 총재 권한대행 등 정계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 하면서 시국수습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오고간 대화내용 요지는 다음과 같다.
▲노태우대통령=오늘은 「5·18」 11주년에다 불행하게 희생된 명지대생의 장례식까지 겹친 날이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일은 없다.
지난 14일 명지대생 장례식과정에서 시민들이 체제전복 세력들의 폭력을 보고 이에놀라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
우리는 문제만 지적하거나 제기하기 일쑤지만 해답을 제시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정치란 원래 문제를 푸는것인데 요즘의 정치는 오히려 문제를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서로 얼굴을 할퀴기만 한다면 결국 자승자박이돼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보게될 것이다.
현재의 주택 6백50만호에 남은 임기중 2백만호를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국민모두가 자기집을 가지려면 천만호가 필요한데 내년쯤에는 5년이상 근속한 근로자들이 주택을 소유하게될 것이다.
임대주택도 꾸준히 늘려 나가면 올 후반기부터는 주택사정이 크게 호전될 것이다.
정부는 자본주의가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작용들을 정책적으로 해소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이철승씨(전 신민당 대표최고위원)=좌익폭력세력과 국민의 소리를 구분해야 한다. 일부 여야 지도자들이 이를 오히려 혼용하는 것이 문제다. 경제 치안 부동산 물가 인사 등에 대한 과감한 쇄신을 통해 국민의 소리를 키워야 좌익세력을 극소화 시킬수 있을 것이다.
노재봉 내각을 개편한다면 현상황에 공동책임이 있는 민자당부터 쇄신해야 한다.
개각만이 능사가 아니라 근본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다. 민자당내에도 공안통치니 개혁입법이니 해서 바람을 빼는 사람이있어 불협화음을 나타내고 있지 않는가.
내각제는 정권적 차원에서 대응해서는 안되고 과거 헌정결과와 대통령선거 경험 외국사례 등을 검토해 제도적 입장에서 당당하고 공개적으로 얘기해야 한다. 밀실에서가 아닌 공론화를 통해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유치송씨(전 민한당 총재)=불법시위를 주도하는 세력에 일부 불만을 가진 사람들의 동조를 막아야 한다. 성장위주의 경제성장을 재검토하고 정부긴축과 국민과소비 절제운동 등으로 경제활력의 재건을 도모해야 한다. 차일피일 미루지말고 대통령은 속히 광범위한 수습방안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진지한 자세로 호소해야 한다.
▲이만섭씨(전 국민당 총재)=민심수습과 새로운 정치를 마련한다는 의미에서 노재봉 내각은 시급히 교체돼야 한다. 그리고 새 내각은 물가와 주택·부동산가격의 안정,민생치안·식수문제 등 국민이 절실히 바라는 민생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정국불안의 해소를 위해 대통령께서는 내각제 개헌문제를 포함,향후 정국구도에 대해 분명한 태도표명을 하시는게 좋겠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학생치사 사건으로 야기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계층간 누적된 불만과 정치에 대한 불신이 표출된 결과인 만큼 대통령은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 정확한 민심의 소재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분배정의를 실현하여 자유민주주의 기틀을 공고히 해야한다.
▲이민우 총재(전 신민당 총재)=땅투기가 물가를 선도하고 있다. 땅투기는 어떻게든 막아야한다. 주택보급은 원활히 되고 있는가.
줄곧 야당만 해온 민주당과 통합했으니 대통령께서 그동안 많이 참았을 것이다. 동서로 갈린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 정부형태를 바꾸는 문제도 검토해봐야할 것이다.
▲이충환씨(전 신민당 총재 권한대행)=정치가 오늘처럼 불신의 늪에 빠진적은 없을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정치불안·경제불안 등으로 한치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불안한 상황속에 살아가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실시하기로 했던 금융실명제도 유야무야만들고 서민들을 위한다던 각종 주택정책도 가진자들에게 유리하게끔 진행시키고 있다.
현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묵묵히 기다리는 국민들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노대통령은 이러한 시국에 남은 임기중의 명확한 스케줄을 밝혀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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