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주도 국민의회당등 과반확보 어려워/지지기반·공약판이… 연정구성 불가피할듯지난 1년반동안 3차례나 정권이 바뀌는 정치적 불안정에 직면해있는 인도가 20일 새정부 구성을 위한 총선을 실시한다.
5백43명의 하원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는 9천명의 후보가 난립하는 가운데 20,23,26일 등 3차례로 나뉘어 실시되며 세계최대인 5억1천4백만 유권자가 참여한다. 이중 펀잡·아삼주에서는 내달선거가 치러지며 힌두교도와 회교도간에 충돌이 빚어지고 있는 카슈미르주의 선거는 무기 연기돼 실질적 선거의석은 5백7석이다.
이번 인도총선은 지난해 11월 프라탑·싱총리가 이끈는 소수연립 정부가 연립정당의 탈퇴로 1년만에 붕괴하고 이어 들어선 찬드라·셰카르총리도 지난 3월 사임함으로써 실시되게 됐다.
현재의 총선양상은 라지브·간디 전총리가 이끄는 국민의회당과 프라탑·싱의 자나타 달당을 중심으로한 국민전선 그리고 우익 힌두교 부활주의 정당인 바라티야자나타(BJP) 당의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이번 총선의 특징은 인도가 과거 어느때 보다 극심한 정치·경제·사회적 혼란에 휘말려 있는 가운데 주요 정당들이 서로 다른 지지기반을 대상으로 극히 대비되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도는 최근의 잦은 정권교체가 말해주듯 총체적 위기상황을 맞고있다. 만성적인 힌두교와 회교도의 대결,카스트제에 의한 상층민과 하층민의 대립이 수많은 유혈사태를 낳고 있으며 카슈미르·펀잡·아삼주에서는 분리주의 움직임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또한 80년대 상승곡선을 보였던 경제상황도 급하강,인플레율이 2배로 늘었으며 외채는 8백억달러라는 기록적 수치로 치솟았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독립이후 89년말 총선패배전까지 인도정치를 지배해온 국민의회당은 자신들만이 인도정국을 안정시킬수 있는 유일한 대안임을 주장하며 중산층과 상공인 계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화려했던 네루왕조의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절치부심해온 라지브·간디 전총리는 현재의 혼란상을 싱정권의 무능때문이라고 강력히 비난하면서 유권자들의 안정희구 심리에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회당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과반수에는 못미치지만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위대한 힌두문명의 부활」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BJP당의 향배는 간디의 재집권 여부와 함께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89년 총선때 무명의 정당에서 86석의 제3당으로 도약했던 BJP당은 그동안 유세장마다 엄청난 지지군중을 끌어모아 또 한번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중의 존경을 받는 L·K·아드바니가 이끄는 BJP당은 인구의 12%를 차지하는 회교도에 대한 특권폐지와 간디 및 싱정권 붕괴의 한 원인이 됐던 아요다회교 성전을 힌두교 사원으로 대체하라고 주장,인종과 종교차별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힌두교도들로부터는 절대적 지지를 받고있으며 또한 민족주의적 노선과 탈사회주의 경제정책으로 호감을 사고 있다.
자나타달당과 2개 좌익 정당이 연합한 국민전선은 인도 인구의 65%를 차지하는 하층민을 겨냥해 경제·사회적 정의 실현을 주요 공약으로 삼고 있다. 국민전선의 싱전총리는 재임시 카스트제의 폐지를 위해 노력했으며 하층민들에게 정부직책의 27%를 할당하려다 정권붕괴의 불씨를 만들었다.
싱은 이에 불구하고 최근 당직의 60%를 하층민 출신에 할당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천년간의 불의종식」이라는 싱의 구호는 순진한 정치인,기회주의자라는 역공을 받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무지하고 정치에 무관심한 하층민의 반응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국민전선은 BJP당에 의해 2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는 형편이다.
이렇게 볼때 이번 인도총선은 또 다시 어느당도 절대 과반수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채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리고 이에따라 BJP당이 정권향방의 열쇠를 쥐게되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이 만성적인 인도의 정치불안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번 선거는 인도건국이후 정치의 양대지주로 인식돼온 세속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원칙이 무너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배정근기자>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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