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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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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와 일본경시청이 3년3개월 동안의 공조끝에 KAL858기 폭파범 김현희의 일어교사가 78년에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다구치(전구팔중자)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렇듯 「은혜」라는 이름의 일어교사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것은 가족들의 비협조도 주된 이유지만 북한측이 너무 완벽하게 증거를 남기지 않고 납치를 했기때문에 조사의 장기화가 불가피했던 것. ◆다구치(전구팔중자)가 78년 해안에서 납치될때를 전후해서 6명의 일본인이 증발됐다. 일본 공안당국은 이들 실종된 남녀가 사회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으며 가정적으로도 유복하다는 점에서 납치사건이라고 단정했지만 결정적인 유류품이 없어 수사에 애를 먹고있었다. 다만 이들 남녀의 증발장소가 모두 해변이라는 공통점에서 북한공작원에 의한 납치가능성만 추정해왔다. ◆그러던중 KAL폭파범 김현희가 교육받았다는 「은혜」라는 일본여인의 신원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한끝에 해변증발의 미스터리를 캐내게 됐다. 일본경찰은 다구치의 신원파악을 계기로 실종된 6명을 남녀 일본인이 모두 북한에 의해서 납치됐을 것으로 보고 신병인도를 강력히 요구할 방침이다. ◆일본 외무성은 20일과 21일 북경에서 열릴 북한·일본 수교협상에서 이 문제를 정식거론,다구치의 일본 송환문제가 외교적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언론들은 김현희 기자회견 내용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이같은 일본측의 움직임은 수교협상에서 다구치의 납치사건을 대북한 외교카드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외교가의 분석이 나돌고 있다. ◆어쨌든 지금까지 북한은 김현희의 KAL폭파 사건과 「은혜」의 존재를 날조라고 비난해 왔으나 진실임이 다시한번 입증된 셈이다. 이 사건은 국제법상 명백한 납치행위이므로 다구치의 신병인도 문제가 북한·일본간에 외교적 새불씨로 등장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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