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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 시기·폭에 벌써 촉각/「노내각 퇴진」 임박한 관가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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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 시기·폭에 벌써 촉각/「노내각 퇴진」 임박한 관가표정

입력
1991.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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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 불구 톤은 약화… 모양새 신경/청와대/“갈데까지 갔다… 당도 책임을” 서운/총리실/「재임기간」이 진퇴 제1변수 판단/각부처노태우 대통령은 개각여부의 한 고비가 될것으로 전망되는 16일의 노재봉 국무총리 면담에서 『소신을 가지고 난국에 대처하라』고 정면대응을 지시했지만 개각문제가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 분명해지고 있다.

개각의 명분축적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이 시작되었다는 관측이 유력하고 민자당 등 여권에서조차 개각이 기정사실화 되어가는 분위기속에서 관심의 초점이 단행시기와 그 폭에 모아지고 있다.

노총리가 이날 면담에서 대통령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 결단을 할수있도록 자신의 거취문제를 얘기했다는 추측이 정가에 팽배하지만 청와대의 공식발표는 여전히 정면대응쪽이다.

개각설이 나돌자 정부각부처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우선은 진위파악에 주력하는 표정들이다.

▷청와대◁

노대통령이 노총리 면담에서 시국에 대한 정면대응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자 청와대에서는 한때 주춤했던 정면대응의 분위기가 다시 부활.

그러나 외부여론의 흐름이 내각 총사퇴쪽으로 확연히 기울었음을 인정하며 신축대응의 의견이 있다는 견해가 아직도 유력.

비서설 고위간부들은 계속해서 내각사퇴 문제에 대한 완강한 불가입장을 표명하고 있으나 그 강도는 상당히 약화된 상태.

특히 이들은 전날 민자당의 당무회의에 대해 노대통령이 진노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내각사퇴 불가론을 견지했으나 『국민의 뜻에 따라 노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는 알수없는 일』이라고 여운.

손주환 정무수석은 이날 상오 『이시간 현재로서는 총리를 경질할 사안도,이유도 없다』고 개각설을 정면부인하면서 『정부가 지금 할일은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체제전복 세력을 억제하고 시국을 수습하는 일』이라고 노대통령의 의사를 간접 전달.

그러나 상당수의 비서실 간부들이 노대통령이 검토하고 있는 광범위한 시국수습방안중에는 노내각 사퇴가 포함될 것이라는 점을 현실적으로 부인키 어렵다고 관측하는 것도 사실.

비서실의 고위 관계자는 『내각사퇴가 시국수습을 위해 합당한 조치일 것이냐와,내각사퇴가 시국과 정국의 안정에 도움이 될것이냐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각사퇴가 단기적 필요에서가 아니라 장기적 안목에서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토로.

이 관계자는 또 『내각사퇴가 야권의 의도적인 밀어붙이기에 의해 불가항력적으로 이뤄진다는 판단이 설 경우 불가입장을 견지하게 될것이지만 그렇지 않고 능동적인 민심수습 차원이라면 고려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하고 17·18일 있게될 노대통령과 각계원로와의 대화결과가 결단의 최종 고비가 될것임을 시사.

그러나 정가 관측통들은 노대통령이 이날 노총리로부터 하루 앞당겨 국정보고를 받고 17일 김영삼 대표와 정례회동을 가지며,이어 각계원로들과도 만나 여론수렴 절차를 밟는것으로 보아서는 내각사퇴의 결단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진행중이라고 해석.

▷총리실◁

노재봉 총리는 이날 하오3시35분 국무회의를 마친후 노대통령과의 독대를 위해 청와대로 향했는데,총리실 주변에선 『총리가 총체적 난국을 전환해 대통령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자신의 거취문제를 얘기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

노총리는 독대후 이날 하오6시로 예정된 아크불르트 터키총리의 이한을 환송하기 위해 총리실에 들르지 않고 곧바로 서울공항으로 가 「총리의 사의표명여부」에 더욱 관심이 집중.

이에앞서 하오3시 국무회의가 열린 정부종합청사 19층 회의실은 『이번이 노재봉 내각의 마지막 회의가 될지도 모른다」는 느낌때문인지 무겁고 긴장된 분위기가 역력.

더구나 「노­노독대」가 하오4시로 예정돼있어 이날 회의는 법률공포안건 24건을 포함,안건 33개를 불과 30여분만에 일사천리로 처리한뒤 폐회.

노총리는 착 가라앉은 분위기를 의식,『상황이 어려운 때일수록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라』고 격려. 노총리는 특히 불가·교육개혁·행정개편 등을 맡고 있는 담당부처장관에게 『업무추진에 박차를 가하라』고 당부,상황과 관계없이 최선을 다한다는 의지를 과시.

노총리는 특히 『일선경찰들이 연일 계속되는 시위로 고생이 많으니 관계장관은 이들의 노고를 위로하는데 성의를 아끼지 말라』면서 『이런때일수록 민생치안확립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지시.

국무회의가 끝난뒤 일부 국무위원들은 회의실을 나오면서 정국전망·개각여부 등에 대해 귀엣말을 나누기도하고 『애썼다』는 인사를 교환하기도 해 마치 일괄 사표제출후의 분위기.

한편 총리실측은 총리사퇴 분위기가 계속 상승작용을 하자 『갈데까지 간것 같다』며 기운빠진 모습들.

총리실측은 상황이 막바지로 치달은데는 14일의 민자당 당무회의가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고 판단한듯 『사건 초동단계에서 아무협조도 안하다가 이제와서 물러나라 한다』며 서운한 표정.

총리실 간부들은 『제도권 야당,재야,지하운동단체가 지향하는 바가 뻔하지 않느냐』면서 『일단 총리를 끌어내린 뒤에는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를 뒤흔드는 방향으로 공세를 선회할 것』이라고 주장.

총리실측은 『만약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면 구체적 귀책사유가 있어서가 아니고 총체적 국면에 책임지고 「십자가」를 지는 것』이라면서 「당의 책임공유자세」를 아쉬워하는 표정.

▷사회부처◁

시국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내무·법무부와 노동부 등 시국관련 부처는 개각설에 민감한 모습.

이들 부처는 야권과 재야단체 등이 겨냥하고 있는 「공안통치」의 주무부처로 당정고위층 기류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데 20일전 강경대군 사건으로 경질된 내무부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안도하는 모습.

국방부는 개각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면서도 이종구 장관의 유임론이 강한 편.

직원들은 지난번 이장관의 북한 핵시설 강력응징발언 파장을 의식하면서도 『한꺼번에 시국·안보 관련장관을 교체할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반응.

노동부 직원들은 『노내각이 퇴진할 경우 강성이미지로 알려진 최병렬 장관의 경질 가능성이 클것아니겠느냐』며 설왕설래.

그러나 일각에서는 『노동계가 총파업을 주장하며 술렁이는 때에 장관을 바꾸면 혼란만 가중시키게 된다』며 유임타당론을 펴기도.

교육부는 윤형섭 장관이 지난 연말에 입각했기 때문에 총사퇴 성격의 대폭 개각이 아닌한 유임은 기정사실로 예상.

그러나 최근 전례없이 확산되고 있는 현직교사들의 시국선언과 현시국이 학원에서 촉발됐다는 점 등에 대해 교육총수에게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있을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대두.

▷경제부처◁

시국 수습을 위한 전면개각 불가피론이 강하게 대두되자 과천 경제부처에서는 경제팀 가운데 누구 누구가 「구색갖추기」 경질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지 장관별로 재임기간을 따져보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제부처 직원들은 시국 현안의 조기수습을 위해 개각이 필요하다는데는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경제상황이 이제 막 안정되려는 시점에서 정치논리에 따라 경제부처도 희생양을 낼수밖에 없는 현실이 매우 못마땅한 표정들.

경제기획원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공직풍토상 어떤 사유로든 새 장관이 부임하면 주요 정책에 자기 철학을 담아보려할 것이니 경제부처에 개각이 있을 경우 정책의 일관성 유지는 더더욱 어렵게 될게 뻔하다』며 한숨.

일부에서는 꼭 경제부처에서도 경질대상을 끄집어 내자면 별수없이 재임기간의 길고 짧음이 최우선 고려대상이 되어 자칫하면 「재임연장순」으로 한두 각료가 뜻밖의 「봉변」을 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돌기도.

가장 신참장관인 이진설 건설의 경우 취임 3개월도 채안됐지만 「장수장관」이라는 정영의 재무나 이희일 동자의 경우도 이제 막 취임한 돌을 넘겼을 정도로 주요경제장관들이 모두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아 업무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임을 감안할때 경제부처의 경우 각료경질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중론.

각부처별 업무추진 실적과 관련해서도 상공·건설장관 등은 재임기간도 짧은데다 한미 통상현안의 원만한 타결,주택가격 안정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고 정영의 재무 조경식 농수산 이희일 동자 등도 이렇다할 과실을 꼬집어 내기가 어려울 정도여서 어쨌거나 이번 개각에 경제부처도 포함된다면 정치논리에 경제논리가 희생된다는 또하나의 사례를 남기게 될것이라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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