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단안 서둘러야” 강성 비난/청와대 불쾌감 “당서 본질 오판”시국수습을 둘러싼 여권의 기류에 긴박감이 감돌고 있다.
민자당이 15일의 당무회의에서 내각사퇴 문제를 정식제기한데 이어 16일에는 노재봉 국무총리가 노태우 대통령을 단독 면담하고 17일에는 노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 대표가 회동을 갖는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시국인식이 여권내에서 조차 팽배해지고 있어 여권수뇌부의 잇단 움직임이 수습책을 가시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 등 정부측은 기존의 강경대처 자세를 고수하고 있어 수습책을 둘러싼 당정조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따라서 비상시국이 이번주가 고비이듯이 여권의 수습책 역시 이번주를 거치며 구체화될것 같다.
○…야권이 요구하고 있는 내각사퇴에 대해 불가입장을 천명해온 청와대는 이날 상오 민자당 당무회의가 내각사퇴론을 제기하고 정부의 시국정면대응 방식을 비판하고 나서자 이를 정면으로 공박.
청와대 관계자들은 『민자당이 이번 사태의 본질을 바로 보지않고 있다』면서 『내각사퇴가 시국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됐다면 노태우 대통령이 진작 그같은 결단을 내렸을 것』이라며 「안타깝다」는 표정.
이들은 『야권이 요구하고 있는 내각사퇴 주장의 배경에는 이 정권에 대한 무력화 기도는 물론 체제전복의 전략적 복선이 교묘하게 깔려있다』면서 『노대통령이 가령 지금 내각사퇴의 결단을 내린다면 재야운동권 세력이 당장 시위를 중단하고 체제투쟁을 멈추겠느냐』고 반문.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의 시국은 분명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주검을 볼모로한 재야 운동권의 조직적인 투쟁의 목소리와 정부 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말없는 불만의 목소리가 혼재되어 있는 상황으로 누구도 용기를 갖고 상황판단을 위한 선을 그으려 하지않고 있다』고 여전히 초강경 자세.
이 관계자는 『물론 내각사퇴가 여론의 대세라는 것을 알고는 있으나 국정의 책임을 맡고있는 대통령으로서는 역사의 긴안목에서 어떤 선택이 옳은가를 인내를 갖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지금은 외롭지만 정면대응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기존입장을 재확인.
○…내각 총사퇴 주장에 「지금은 사태를 수습할때」라고 맞서오던 총리실측은 이날 민자당 당무회의에서조차 노재봉 총리 사퇴주장이 나오자 허탈한 모습.
특히 노총리 사퇴론에 민주계만이 아닌 민정계까지 동조의사를 보였다는데 대해 총리실측은 『막다른 골목에서 오갈데없이 포위된 느낌』이라고 곤혹.
당무회의 소식으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은 이날 상오 청와대로부터 『내일(16일) 하오4시 대통령과 총리의 독대가 있다』는 연락이 오자 총리실 주변에는 내각개편 풍문이 그럴듯하게 확산.
더구나 16일 하오3시로 예정된 국무회의 일정을 청와대 독대때문에 하오2시로 한시간 당길것까지 검토되자 이 풍문은 더욱 살을 붙여 확대재생산.
그러나 총리실 간부들은 『청와대 일정으로 금요일(17일) 정례독대가 하루 당겨진 것』이라며 「확대해석」에 제동.
그러나 이들은 『내각사퇴는 논외라 하더라도 노·노 독대에서 뭔가 시국수습책이 나올수는 있는것 아니냐』고 여운.
○…이날 하오의 치안장관회도 당쪽기류와는 다른 방향.
노총리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는 『불법·폭력시위에 대해서는 질서유지 및 국민생활 보호차원에서 강력대처하는 것이 정부의 당연한 의무』라는 기존입장을 재확인.
회의는 한걸음 더 나아가 『14일의 강군 장례식서 체제전복을 내용으로 하는 사노맹 명의의 유인물이 대량 배포된 점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국가보안법 위반사안에 대한 수사방침을 내부적으로 결정,정부입장에 후퇴가 없을 것임을 시사.
○…지금까지 사태추이만을 관망하고 있던 민자당은 15일부터 계파를 떠나 정부측에 결단을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급선회.
민자당은 당무회의를 계기로 청와대 참모진의 안일한 시국관과 강경일변도의 대응자세를 비판하면서 이같은 기조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시국수습 방안을 놓고 청와대측과 민자당측이 대립하는 국면으로까지 비쳐지고 있는 양상.
민자당이 이같이 적극적 자세로 급선회하고 있는 가운데 김영삼 대표와 박태준 최고위원이 당무회의 결과를 노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해 이날 하오 청와대를 방문한다는 소문이 알려져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민자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여권핵심부가 「시위절정기」를 지나 내주중에 모종의 결단을 내릴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사태수습을 위해선 단 하루라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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