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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재선거 앞둔 자민당에 큰 파장/아베의 죽음과 일 정국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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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재선거 앞둔 자민당에 큰 파장/아베의 죽음과 일 정국 향방

입력
1991.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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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파 동향 관심집중/파벌판도 재편소지도/「포스트 가이후」싸고 「불가측상황」으로아베·신타로(안배진태랑)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67)이 15일 아침 타계함으로써 총리 및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둔 일본정국에 큰 충격파가 일고 있다.

자민당 제2파벌의 영수였던 그는 오는 10월말로 임기가 끝나는 가이후(해부준수) 총리의 뒤를 이을 이른바 「포스트 가이후」의 최유력 후보였다. 그래서 총재·총리자리에 누가 오르게 될것인지,그가 이끌어온 아베(안배)파의 운명은 어떻게 될것인지 등 향후 정국의 향방에 그의 죽음은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됐다.

그의 병명은 「간부전」으로 발표됐지만 그가 눈물겨운 항암투병을 해온것은 온 일본이 다아는 사실이었다. 수술과 입원 퇴원을 반복하면서도 그는 가이후 총리의 바통을 꼭 이어받겠다는 강한 정권욕을 버린적이 없었다. 일본정계에서는 누구나 『병상을 박차고 일어나기만하면 다음 총리자리는 당연히 그의것』이라고 말해왔다. 지난해말 내각개편과 4월의 당직개편 때도 병상에 누운채 강한 입김을 행사해왔과,4월18일에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환영 만찬석상에 모습을 나타내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었다.

그의 경쟁자들은 일찍부터 그의 재기불가능을 기정사실화,노골적인 정권도전 활동을 계속해 왔지만 예상보다 너무 빠른 죽음에 큰충격을 받고 당혹해하고 있다.

지금 일본정계가 가장 주목하는 움직임은 아베파의 동향. 이들은 과연 파벌해체의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그렇지 않으면 89명의 소속의원들이 어느파벌로 흡수될것인가. 그 결과에 따라 자민당 파벌의 세력균형은 재편될 것이다.

아베파는 15일 상오 소속의원 총회와 간부회의를 잇달아 열고 결속을 다짐했다. 미쓰즈카(삼총박) 아베파 사무총장은 회의가 끝난뒤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간부회의를 중심으로 결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당분간 집단지도체제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파벌의 다른 간부도 이날 소속의원 총회에서 『총재후보를 내지못하는 파벌은 존재이유가 없다는 것이 고인의 뜻이었으므로 가까운 장래에 회장도 뽑고 총재후보도 뽑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심점을 잃은 소속의원들의 충격과 동요가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할것임은 불을 보듯 분명하다. 아베회장의 와병이후 각 파벌의 실력자들이 1·2선 의원들을 몰래 불러내 식사를 대접하며 자기파에 들어오도록 유혹하는 스카우트작전을 폈던것을 보면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지 짐작할만하다.

현재 자민당 각 파벌의 세력분포는 다케시타(죽하등)파가 1백7명,아베파가 89명,미야자와(관택희일)파가 83명,와타나베(도변미지웅)파가 32명,무소속이 16명이다.

제2파벌인 아베파소속 의원들이 어느 한 파로 흡수되면 어느 파도 막강한 제1파벌이 된다. 아베 전회장은 생전에 다케시타 전 총리와 「맹우관계」로 불릴만큼 친밀한 사이였다. 「안죽관계」란 말도 두사람이 정치적·개인적으로 뗄수 없는 사이였기에 생겨난 것이다.

이런 두 영수의 관계로 보아 아베파가 해체된다면 다케시타파로 가장 많은 의원들이 흡수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다케시타파와의 연대강화를 못마땅해 하는 세력도 무시할 수 만은 없어 속단할수는 없다.

파벌을 유지해간다면 누가 회장이 될것인가 하는 문제가 큰관심사이다. 아베파에는 이른바 「사천왕」이라고 불리는 4명의 실력자가 있다. 미쓰즈카 사무총장,시오카와(염천정십랑) 대표운영자,가토(가등육월) 당정치조정회장,모리(삼희랑)중의원 운영위원장이 장본인들인데 누구 한사람도 회장자리를 양보할 의향이 없다고 한다.

한편 아베씨의 죽음은 다이쇼(대정) 세대로 불리는 70대전후의 원로정치인들로 정치일선 복귀움직임에 큰 변수로 작용,세대교체론자들과 미묘한 마찰과 갈등을 일으키게 됐다. 다케시타씨의 공작으로 나카소네(중증근강홍) 전 총리가 잃었던 자민당 당적을 회복한것을 계기로 최고실력자 가네마루씨와 묘한 세력다툼이 벌어진 정국에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진 것이다.

일본신문들은 ▲가이후총리의 속투 ▲다케시타의 재등판 ▲미야자와,와타나베의 도전 ▲오자와(소택일랑),하시모토(교본용태랑) 등으로의 세대교체 가운데 어느 한가지의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라서 복잡미묘한 가을 정국을 맞게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총재·총리자리에 두번 도전해 석패했던 아베씨는 필생의 꿈을 이룰 자리가 비어 있는것을 바라보면서 숨을 거두었다.

동경대를 나와 마이니치(매일)신문 정치부기자로 출발,기시(안신개) 전 총리의 사위가 되면서 「자민당의 프린스」로 불려온 그는 외무장관 통신장관 자민당 간사장 등 화려한 경력을 배경으로 「아베정권」의 날을 기다려왔지만 끝내 운명에 패하고 말았다.<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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