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지도부결단 주문속 자탄/민자/「검찰반기」 집중포화 여 공격/신민/“정권 퇴진해야” 초강경 천명/민주/거국내각 요구 불쾌감 표시/청와대여야는 8일 임시국회 회기연장에 합의,개혁입법 처리를 둘러싼 정면충돌의 위기를 일단 넘겼으나 이날 상오 분신자살 사건이 또 일어나고 재야·학생의 장외공세가 수위를 높여가자 시국수습의 실마리를 찾느라 부심하고 있다.
김대중신민,이기택민주 등 야당 총재들이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내각총사퇴 등 대여공세를 강화,여권이 사태해결에 나설것을 촉구했으나 여든 야든 상황의 중대성을 인식하면서도 타개책마련에 고심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정치권이 시름에 휩싸인 모습이 역력하다.
○…이날 상오의 민자당 당무회의는 개혁입법협상과 지도부의 시국대처능력에 대해 주문과 자탄이 뒤섞여 침울한 분위기. 회의에서 채문식·이병희의원 등은 국가보안법 협상과 관련,『협상도 좋지만 국기에 관한 법안인만큼 여당이 시류에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당정이 마련한 수정안을 바탕으로 한 대야협상에 불만을 표시.
이에 강인섭 당무위원과 이종찬·황병태의원이 차례로 나서 『개혁입법의 처리가 시국수습에 큰 영향을 줄것』이라며 『이런 개혁이야 말로 오히려 국기를 튼튼하게 하는 현명한길』이라고 반박,당내부의 이건을 그대로 노정.
이의원은 또 『분신자살 등의 심각한 시국에 여당이 과연 위기관리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회의가 국민사이에 일고있다』며 김대표에게 특별 기자회견을 건의.
○…신민당의 김대중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혁입법협상 답보의 책임을 민자당측에 전가하면서 특히 검찰의 「반기」에 집중포화.
김총재는 『어제의 여야협상 과정은 마치 공안통치의 실증을 보는 느낌』이라며 『어떻게 당정 최고위층의 합의에 검찰이 달려들어 협상을 제지할 수 있느냐』고 지적.
김총재는 『도대체 정권이 누구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지 누구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민자당이 확실히 정권으로부터 소외되고 있으며 허울에 불과 함이 드러났다』고 주장.
김총재는 이어 『1개월쯤 전에 나와 김원기의원 등에 대한 대통령의 공소취하결재가 났음을 비공식통보받았으나 아직도 이뤄지지않고 있다』고 말하고 『이같은 「검은 손」에 의해 정치권의 숨통이 죄어지고 있는데 대해 한심한 심정을 금할수 없다』고 언급.
○…민주당의 이기택 총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신민당은 노정권의 장기집권 기도에 편승하여 당략적인 타협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최근 시국대처에 있어 민주당의 「상대적 선명성」을 부각시키려 애쓰는 모습.
이총재는 이날 일문일답 도중 서강대에서 발생한 김기설씨 분신투신자살을 전해듣고 다소 격앙된듯 『비록 선출된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안위를 책임질수 없다면 물러나고 새로운 정권이 창출돼야 한다』고 주장.
이총재는 『지구당 창당대회와 광역의회선거 운동기간중 대통령사임을 계속 촉구,국민적 부응을 일으켜 나갈 것』이라고 초강경 입장을 거듭 천명.
○…노태우대통령이 8일 저녁 민자당 4역을 청와대로 초청,만찬을 함께하며 시국전반을 논의한 자리는 1시간45분여간 가벼운 얘기도 오가는 분위기속에서 진행됐으나 내각 총사퇴 요구 등 야당공세에 대한 노대통령의 인식이 단호했다는 참석자들의 전언.
임시국회 마무리를 격려하는 성격으로 하오들어 긴급히 마련된 이날 모임은 주로 노대통령이 대화를 끌어갔고 참석자들은 듣는 가운데 계속.
노대통령은 특히 야당의 내각총사퇴와 거국내각구성 요구에 대해 『이치에 닿지않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이같은 정치공세에 별도의 대응은 불필요하다는 인식이었다고.
이에 김윤환 사무총장 등 참석자들도 인식을 함께 했으며 따라서 시국수습을 위한 당쪽의 별도건의도 없었다는 후문.
노대통령은 이자리서 『각계의 여러 사람들을 만날때마다 내가 민주주의를 하려하며 한점 부끄럼없이 최선을 다해 나가려하니 도와달라고 얘기한다』며 『여러분들도 이런자세로 임해달라』고 당부.
노대통령은 또 『여론조사를 해보면 당인기가 없는것 같은데 선거를 해보면 괜찮은 것을 보니 유권자들이 인물중심의 선택을 하는것 같다』며 기초의회선거 결과를 상시시켰다는 전언.
한편 이날 상오 삼청동 회의실에서 열린 시국관계 장관회의는 당초 주제인 시국집회에 대한 대책보다 분신문제를 더 비중있게 거론.
정해창 대통령 비서실장 내무 법무 교육 공보처장관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국민의 자제호소에도 불구,분신이 잇따르는데는 배후가 있을수 있다』고 의견을 모으고 배후를 조사키로 결정.
한편 노재봉 국무총리는 회의에 배석했던 심대평 행조실장으로부터 회의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잇단 분신소식을 듣고 침통한 표정으로 아무말이 없었다는 것.<조재용기자>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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