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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제2파병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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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제2파병설(사설)

입력
1991.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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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가 국내외 여론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해상자위대의 소해정을 페르시아만에 파견한 것이 불과 얼마전의 일인데 벌써 유엔 평화군의 일원으로 캄보디아에 파병할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심상찮은 두번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음이 외신으로 보도되고 잇다.비록 기뢰제거라는 평화목적이라고는 하지만 자위대의 소해정을 페르시아만에 파견한것은 일본이 패전 45년만에 최초로 해외파병의 길을 튼 결과를 가져다준 것이었다. 이는 과거 일본의 침략으로 많은 피해를 당했던 아시아제국에게 반갑지 않은 변화임에 틀림없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평화유지군이란 이름으로 이번엔 지상군까지 해외에 파견한다면,군사대국으로 발돋움한 일본이 지역분쟁에까지 개입할 소지를 낳게하고 있다.

특히 동남이 5개국을 순방중인 가이후 총리가 친선우호라는 방문외교의 목적과는 달리 5일 필리핀 수빅만에 들러 일본 소해정함대에 대한 격려행사까지 할 예정이어서,일본자위대의 제2차 해외파병보도는 다분히 의도적인 애드벌룬이 아닌가 하는 관측까지 낳게 하고있다.

우리는 일본의 해외파병과 무력침탈이 항상 동양평화와 자국민보호라는 그럴싸한 이름하에 이뤄졌음을 기억한다. 일본이 1894년 청일전쟁 직전 구한말에 1만명의 일본병력을 파견할때나,1931년 소위 만주사변을 일으킬때도 동양평화와 자국민보호라는 구실을 붙여 우리강토를 침략·유린했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않고 있다.

이런 역사적 죄과를 지고있는 일본 자위대가 「평화목적」이라는 너울을 쓰고 또다시 해외에 파병된다는데 대해 침략을 받았던 아시아 제국들은 긴장과 의구심의 눈초리를 풀지 못한다. 경제대국인 일본이 이미 세계 제3위의 군사대국이 됐으며 1983년 소련의 위협을 구실로 전수방위의 개념을 바꿔 지역방위로 전환했다는 것을 상기할때 자위대의 해외파병은 아시아민족에게 새로운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자위대의 소해정 파견이 우리의 최대우방인 미국의 요청에 의한것이고 우리의 UN단독가입 지지와 맞물려 한국정부가 『소해정 파견을 이해한다』고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게된 것인지 모르겠으나,긴안목으로 볼때 일본이 군사대국이 되어 지역분쟁에 무력으로 개입할 수 있는 입장이 됐을때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을 나라는 바로 우리자신이며,침략을 받았던 아시아제국이라를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우리는 일본이 자위대 해외파병을 점차 확대해 가려거나,재무장을 금한 평화헌법을 고치려는 움직임을 보이게 되는 단계 등 군사강국화의 흐름을 예리하게 관찰,대비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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