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출실적 미미 여신중단 실효의문/토초세 천억 롯데 잠실땅 자율포기 바라1일 노태우 대통령이 「5·8」 비업무용 부동산매각 조치를 차질없이 시행토록 강조함에 따라 관계부처와 은행감독원,그리고 아직 부동산매각을 미루고 있는 재벌그룹에 새로운 숙제가 떨어졌다.
해당기업은 『더이상 어쩌란 말이냐』며 반발하는 가운데 관계부처는 마땅한 후속수단이 없어 고민하는 눈치들이다.
○…정부와 금융계는 1일 「5·8」 조치와 관련,『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을 거부하는 기업에 정부방침을 순응토록하라』는 대통령 지시가 떨어지자 실효있는 추가제재조치 마련에 적절한 방법을 찾느라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
은행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추가 규제대상그룹은 현대 한진 롯데 대성 등 4개그룹으로 압축되고 있는데 개별사안을 분식해볼경우 이미 상당한 불이익을 받고 있거나 추가제재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금융차원외에 후속조치가 필요한 실정임을 시사.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 등 4개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의 비업무용 부동산은 대략 1백50만평 정도로 기한내 처분이 가능할 전망이라는 것.
만약 신규여신 전면중단 등 강경조치를 취한다하더라도 한진과 대성그룹은 해당 부동산을 보유한 계열사의 대출실적이 미미해 알맹이 있는 제재가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현대의 서울 역삼동 부지는 현재 토개공과 소유권 분쟁소송중 이어서 엉거주춤한 상태며 롯데그룹의 잠실 땅은 올해 토초세 등 1천억원에 가까운 세금부담이 예상돼 별다른 조치없이도 스스로 포기할 입장이라고 분석.
감독원은 이에따라 「5·8」조치의 매끈한 마무리는 금융차원을 넘어선 문제라며 후속조치를 재무부 등 관계부처에 은근히 떠넘기려는 눈치.
경제기획원 재무부 등 정부관계자들은 대통령이 5·8조치 엄수를 촉구한데 대해 『정책집행의 신뢰도를 높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면서도 마땅한 묘안이 없어 고민스러운 입장.
기획원 관계자는 『업체별로 내부사정이야 있겠지만 일이 이렇게 됐으니 정부가 그냥 물러설수 없지않느냐』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후속조치의 방향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
이에따라 경제부처 주변에서는 비업무용 부동산매각 기피 파문이 주력업체 선정 등 기존시책집행에까지 파급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해 정부의 5·8부동산대책에 따라 기업들은 울며겨자먹기로 비업무용 부동산을 매각했지만,아직도 내심 불만에 가득차있다.
기업들은 부동산매각조치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데다 이 조치로 기업들이 무동산투기꾼으로 잘못 인식됐다는 점을 불만요인으로 내세운다. 또 5·8조치이후 대부분의 기업들이 비업무용 부동산을 매각했지만 부동산 투기가 근절되지 않은것은 5·8부동산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했을 뿐더러 기업들이 부동산정책의 희생양으로 이용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편 비업무용 부동산을 매각하지 않은 현대·롯데·한진·대성 등 4대 그룹은 1일 노대통령의 강력제재지시에도 불구하고 온갖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조속한 시일내에 매각한 뜻이 없음을 비치고 있다.
현대그룹은 강남구 역삼동 지역의 사옥부지 3천9백80평에 모델하우수를 짓는 등 계속 보유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대측은 수도권정비 심의위원회의 행정절차상 지연으로 사옥을 짓지못하고 있음을 들어 비업무용 판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거듭 밝히고 있다.
더욱이 토개공이 반환소송 및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현재 소송에 계류돼있어 법적 절차가 마무리된 뒤에나 매각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제동목장 3백90만평을 매각하지 않은 한진그룹은 신규여신 중단 등의 불이익을 받더라도 계속 보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진측은 넓은땅을 내놔도 팔리지않는다고 말하고 있으나 조중훈 회장의 뜻에 따라 매각불가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부지인 잠실지역 2만6천평의 매각여부는 서울시의 사업승인여부 등 행정 절차가 마무리된 뒤에야 검토할 방침이다. 또 롯데월드 건립을 위해 도입한 외자문제가 해결돼야만 매각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북 북부지역의 임야 1천7백만평을 팔지 않고 있는 대성산업은 신규여신 중단으로 회사가 문을 닫더라도 매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89년 광산업을 폐지하고 산림업만을 운영하도 있는 대성탄좌의 경우 임야를 매각하면 회사의 존립가치가 없어질 뿐더러 상장회사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처분하기도 어럽다고 말했다.<김주언·유석기기자>김주언·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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