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1.05.01 00:00
0 0

신록의 5월이다. 보리가 패고 은행잎이 넓게 퍼졌다. 꽃철을 보내고 녹음방초의 계절을 맞았다. 눈부신 햇살과 뻐꾸기 울음속에 여름을 재촉한다. 아무도 가는 봄은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사실 한국의 봄은 짧다. 『봄은 오더니만,그리고 가더이다. 꽃은 피더니만,그리고 또 가더이다』고 시인 홍로작은 영탄했다. 숫제 김영랑은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의 봄을 기다리겠다고 버티고 있다. 그러나 환절기의 시련은 어김이 없다. 꽃이 피면 꽃샘 바람이 잎이 피면 잎샘의 심술궂음이 찾아오게 마련이다. ◆자연의 힘은 정말로 위대하다. 어떤 역경속에서도 생명을 잉태하고 길러주는 포용력이 있다. 활기찬 5월은 그 어떤달보다 행사도 많다. 1일은 노동절이고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이며,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이들 모두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위한 인간관계를 규범한 날이다. ◆이밖에도 이달엔 21일 석가탄신일이 있고 22일 권농일이 들어있다. 이처럼 상서로운달에 군사통치를 가져왔던 「5·16」과 「5·18」이 끼여있다. 그래서 5월은 신록의 찬란한 꿈을 펼치면서 한편으로는 기억하고 싶지않은 불안과 공포가 드리워져있다. 「5·18」이 이번으로 11주년을 맞았는데도 아직도 공안정국에 의한 후유증이 계속돼 사회가 시끄럽다. ◆명지대생 강경대군의 상해치사 사건이 「5월 비상시국」으로 빠져들게하고 있다. 재야와 노동계가 노동절과 「5·18」까지 연계투쟁을 선언하고나서 계절의 여왕 5월은 어느새 우수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사악은 모두 낙화의 그늘에 묻어버리고 타협과 대의의 정치를 꽃피워 맺혔던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