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민자의 괴력/조재용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민자의 괴력/조재용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1.05.01 00:00
0 0

국회에서 민자당은 가만히 있기만해도 힘이 발휘된다. 신민 민주 등 야당의원들을 합해봐야 중요안건 발의의 법정정족수를 못채우기 때문이다. 30일 신민당이 강경대군 치사사건과 관련,대통령의 사과와 노재봉내각의 총사퇴를 「권고결의안」이라는 변형된 안건으로 제출해보려 했지만 민자당은 콧방귀도 뀌지 않는 모습이었다. 정식안건으로 성립시키자면 신민측 의도인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가 필요하고,야당측도 그렇기 때문에 꾀를 짜낸것이 「권고결의안」의 형태로 일반의 안화하려던 것.그러나 민자측은 이같은 변형이 안건으로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해 유권해석부터 해보라고 신민측의 발상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민자당이 절대적 수의 우세에서 나오는 「힘」을 구가하는 반면 이에 따른 야당의 무력이 대비되는 장면이랄수 있었다.

강군 사건으로 도심의심야 시위가 재연되고,공권력에 의한 폭력치사 사건에 항의하는 한 여대생이 분신자살을 기도하는 안타까운 희생이 잇따르면서 이같은 민자당의 「괴력」은 유난히 돋보인다.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과 김종필 박태준 최고위원 등 민자당 지도부가 이날도 서울의 각지구당 분담순회를 계속하는 등 일상적 일정에만 몰두했고,사건발생당시 『국민에게 사죄할뿐』이라던 사과나 내무장관 경질조치 이외의 「성의」조차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날의 민자당에서 강군사건은 사과와 문책인사로 「종결」된듯한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힘쓰겠다는 거듭된 다짐은 당장의 사태악화를 수습하는데 별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거대한 민자당의 그늘아래 공권력이 정도에서 일탈해 작금의 비극을 불렀다는 지적에도 전혀 자성의 기미를 느낄 수 없게 하고있는 것이다.

지금 국민들 눈에 비치는 것은 『이번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해서는 안된다』며 야당의 공세를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하고 있는 민자당일 뿐인지도 모른다.

민자당은 정말 민심을 느끼지 못하고 여론에 다가서지도 못하는 오로지 「원내안정세력」 일뿐인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