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들의 비업무용 부동산을 매각처분토록 조치한 「5.8부동산대책」이 한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47개 대상그룹 가운데 롯데,현대,한진,대성,쌍용,금호 등 21개 그룹이 전부 또는 일부를 처분치 않고 있다. 일부 그룹들은 한걸음 더나아가 매각불가를 공언,제재를 감수하거나 법정소송에 호소하더라도 「비업무용 땅」을 지키겠다는 강경자세다.전국을 휩쓸었던 망국의 부동산투기를 꺾어보겠다는 「5.8대책」에 대한 도전인 셈이다. 주무당국인 은행감독원은 이들 재벌그룹의 관련기업에 대해 규정대로 ▲연 19%의 연체금리부과 ▲신규여신중단 ▲신규부동산 취득불허 등의 제재조치를 발동한 것인가에 대해 단안을 내려야 한다.
은행감독원은 처분마감시한인 지난 3월4일 실적이 부진하자 1개월의 유예기간을 줬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정부대재벌의 힘겨루기만 남아있는 것같다. 관치금융과 관권이 재계의 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한국의 정경 유착의 풍토에서 지금까지 재벌그룹이 정부에 맞선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이번 조치의 결과여하에 따라 정부와 재벌의 역학관계에 큰 변화가 올수도 있는 것이다. 「5.8대책」의 귀추는 이 때문에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는 과거에도 주장한바와 같이 재벌그룹들이 부동산 투기억제에 협력한다는 대아적 차원에서라도 정부의 요구대로 매각처분하는 것이 최선의 방도라고 생각한다.
롯데,현대,한진,대성,금호그룹들이 매각불가를 고집하고 있는 「비업무용부동산」은 덩어리가 크거나 금싸라기같은 땅들로서 관련 그룹들의 중핵부동산인 것도 있다.
롯데그룹이 잠실 제2 롯데월드 부지로 갖고있는 문제의 땅 2만6천7백여평은 시가로 약 1조원에 상당한다. 지난 88년 서울시로부터 8백19억원에 사들인 것이다. 불과 3년 사이에 10배 이상 상승했다. 현대그룹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요지의 땅 3천9백80평도 86년에 토지개발공사로부터 1백65억원에 사들인 것인데 지금 2천억원에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년 사이에 12배 이상 등귀한 것이다. 영업용 땅은 아파트보다도 훨씬 높이 뛰었다. 롯데그룹은 불매의 결의를 보여주려는 의도에서인지 서울시에 제2의 롯데월드 건축허가를 신청했으나 반려됐고 현대는 토개공과 소유권 소송쟁의중이다. 이들의 저항이 어떻게 결말날지 아직 예견되지 않는다.
매각거부 재벌그룹들은 다 나름대로의 이유를 제시하고 있으나 성업공사 등에 넘긴다해도 그동안의 가격앙등으로 상당한 이득을 챙길수 있다. 시간을 끌다보면 6공이 끝날지 모른다는 계산에서 법에 호소하는지는 몰라도 재벌기업들의 매각거부는 소아만을 앞세운 것이다. 정부로서는 공권력이 권위와 법과 질서의 확립을 위해서 규정대로 제재조치를 취해가야할 것이다. 투기,특히 재벌기업의 투기는 반사회적이다. 이를 뿌리뽑기 위해서도,또한 정부의 투기억제결의를 보이기 위해서도 제재를 엄정히 집행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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