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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성 진압에 「예견된 비극」/강경대군 치사사건 왜 일어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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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성 진압에 「예견된 비극」/강경대군 치사사건 왜 일어났나.

입력
1991.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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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에 밀릴 경우 지휘관 문책/「백골단」 언동 눈살… 정신교육 “구멍”전경의 강경대군 폭행치사 사건은 우발적 실수에 의해 빚어진 사고가 아니라 경찰의 시위진압 방식이 안고 있는 문제점때문에 빚어진 「예견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5공이후 계속된 학생과 경찰의 물리적 공방전으로 87년 연세대생 이한열군이 최루탄에 맞아 숨졌고 최근에도 경남대생 정진태군(20·행정 2)이 최루탄에 맞아 뇌수술을 받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최루탄 등에 의해 실수로 저질러진게 아니라 사복체포조(소위 백골단)가 무자비하게 휘두른 쇠파이프에 의해 인명이 희생된 케이스라는 점에서 과거의 사고와 질적으로 다르다.

최근 경찰의 시위진압 작전이 「해산」에서 「해산과 체포」로 강화되면서 이같은 비극적 사건은 어느정도 예견됐고 특히 정부가 지난해 10·13 대범죄전쟁을 선포한이후 불법·무질서에 대한 엄단 방침을 경찰에 시달하면서 그 우려가 한층 심화됐다.

경찰은 정부의 대범죄 전쟁 후속 조치로 불법 폭력집단 시위에 대해 ▲국가시설과 경찰관서 기습은 테레행위로 규정,총기를 포함한 대응 무기를 사용해 대처할 것 ▲가두시위에 대해서는 기존의 공격형 진압을 넘어 검거위주의 작전을 펼것 ▲화염병 투척자는 교내에 진입해서라도 반드시 검거할 것 등 강경진압책을 일선 지휘관에 시달했다.

경찰의 강경대응 못지않게 문제로 지적되는게 현재의 소위 「백골단」이라 불리는 사복체포조의 활동이다.

파이버를 쓴 사복경찰이 처음 등장한것은 유신말기인 79년 6월이지만 이들이 본격적인 조직체계를 갖춘 것은 86년 2월 내무부가 서울 부산 등 전국 7대 도시에서 1천7백명의 무술 경관을 모집,이들을 기동대산하 사복중대로 편성하면서 부터였다. 이들은 그후 계속 증원을 거듭,현재 44개 중대 6천여명으로 늘어난 상태이다.

사복체포 중대는 무술경관(순경)으로 구성된 「진짜 백골단」이 10개 중대(81∼90중대)이며 나머지는 일반 전경요원중 체격이 건장하거나 무술 특기를 가진 사람만 선발했기 때문에 전경중에서도 가장 정예요원으로 꼽히고 있다.

사복중대원들은 시위현장에서 최루탄 투척을 주요 임무로 하는 정복 전경의 후미나 곁에서 움직이다가 과격 주동학생을 검거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들은 철모와 방패 등으로 중무장한 정복전경과 달리 파이버와 방독면 및 사과탄만으로 간편하게 무장하고 있다.

그러나 각목 등을 갖춘 학생 시위대의 선봉대나 신변 경호대들과 맞부딪칠 경우 대항하기 위해 지휘관 몰래 각목과 쇠파이프 등으로 무장하는 경우가 많고 이번 사고도 이때문에 빚어졌다.

시위진압중대 지휘관들은 현장출동에 앞서 신체검사를 실시,기본장비 이외의 쇠파이프 등을 갖추지 못하게 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지휘관들이 사복중대원들의 「사기」를 고려,형식적으로 점검하는 경우가 많다. 또 전경수송버스 의자밑 등에 쇠파이프 등을 숨겨뒀다가 현장에 사용하는 것도 알려진 비밀이다.

경찰은 그동안 사고가 날때만다 전·의경의 정신교육을 통해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다짐해 왔지만 현재와 같은 공세적 진압책을 고수하는 한 사고는 재연될 위험성이 크다.

또 수배자를 검거하면 특별 휴가를 주고 시위대에 밀릴 경우 지휘관을 문책하는 등 결과적으로 강경진압을 조장하는 경찰의 체질이 바뀌지 않는한 사고재발을 방지할 수 없다는게 뜻있는 경찰 관계자의 지적이다.

의경들이 한밤에 여 행인을 성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사복체포조의 경우 평소의 두발상태나 복장,경비 근무중의 언동이 불량배나 다를바 없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커진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시위진압 방식의 방향전환과 전·의경 관리개선을 촉구하고 있다.<윤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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