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따른 정신질환 비관/8년 근무… 직업병 10급 판정/“이 한을 꼭 풀어달라” 유서/「원진」 사망 8명으로【미금=송용회·박원식기자】 불치의 직업병인 이황화탄소 중독자가 88년이후 공식확인된 숫자만 75명에 이르는 원진레이온(대표 백영기·61·경기 미금시 도농동 1)에서 퇴직한근로자 권경룡씨(44·경기 고양군 지도읍 행신3리 346)가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정신질환에 시달리다 지난 11일 하오10시 방에 연탄가스를 피워놓고 자살한 사실이 25일 새로 밝혀졌다.
권씨의 사망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원진레이온의 사망근로자는 8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중 6명은 직업병 판정을 받지못한채 판정 대기상태에서 숨진 사람들이다.
숨진 권씨의 아버지 권찬옥씨(67)에 의하면 권씨는 77년부터 원진레이온 방사과에서 근무하다 8년만인 85년 손발이 떨리고 호흡장애,정신질환증세가 심해져 퇴직한뒤 2년여동안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왔다.
권씨는 3남매에게 『원진에서 일하면서 얻게된 직업병으로 죽게돼 한스럽다. 너희들이 꼭 이 한을 풀어달라,노동부·원진과 싸워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가족들은 사망처리될 경우 산재보상법에 의한 퇴직근로자 휴직수당(평균임금의 70%)을 받지못하게될 것을 염려한 권씨의 유서당부에 따라 사망신고를 하지않은 상태이다. 권씨는 유서에서 휴직수당을 계속 받을수 있도록 자신의 나이가 90세가 되면 사망신고를 하라고 당부했다.
권씨는 정신질환에 시달리다 89년11월 회사측의 의뢰를 받은 고대의대 환경의학연구소의 정밀진단에 응해 90년5월 이황화탄소 중독 직업병 10급 판정을 받았으나 병이 낫지않는데다 퇴직하던 해 부인과 이혼한 뒤부터 가정을 꾸려가기도 어려워져 비관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방사과에서 근무하다 지난 10월 하반신 마비증세로 쓰러진 김장수씨(37)가 25일 상오11시께 회사에 찾아와 최단시일내 각종 정밀검진을 받도록 해줄 것과 산재요양기간중 평균임금 1백% 지급을 요구,회사측의 약속을 받고 이날 하오 고대의료원 혜화병원에 입원했다.
김씨는 79년11월 입사,방사과에서만 근무하던중 지난해 10월20일 하반신 마비와 언어장애 등으로 쓰러져 고대의대에서 1차 검진을 받고 집에서 요양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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