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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레이온 차라리 문 닫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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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레이온 차라리 문 닫자(사설)

입력
1991.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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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근로자 6명이 치명적인 이황화탄소(CS2) 중독자로 추가판명된데 이어 작업 근무중인 근로자 1명이 마비증세로 쓰러진 원진레이온 직업병사태는 재해업종의 과감한 정비라는 결단을 내리지 않고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치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재해다발 업체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원진레이온은 이미 지난 88년이후 노동부의 특별관리를 받아 왔으나 그에 아랑곳없이 직업병 환자가 갈수록 늘고 재해분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기껏해야 종업원 정기건강진단,작업환경 점검,개선지시 명령에 그치는 노동부의 형식적이고 소극적인 행정력으로 해결되기에는 그동안 누적된 재해요인의 뿌리가 너무도 깊이 박혀 있는 것이다.

인조견원사의 국내 독점생산업체인 원진레이온은 경제개발 초기 단계에 성장 제1주의에 눈이 멀어 선진국서 처치곤란으로 골치를 앓고 있던 재해산업을 멋모르고 도입하였다가 돈도 벌어 들이지 못하고 몹쓸병만 떠맡아 2중의 손해를 자초한 표본적인 실패사례다. 59년 설립이래 경영주가 세차례나 바뀌고 그때마다 빚더미에 올라앉아 은행관리를 받은 이 회사는 현재도 10여년째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어 국민경제에 적지않은 짐을 넘겨 씌우기까지 했다.

88년 근로자 4명이 이황화탄소 중독증세가 진단받아 직업병 문제가 처음으로 인정된 이후 2백68명의 전·현직 근로자가 직업병 피해 신고를 하였고 현재까지 1백3명이 검진을 끝내 71명이 이황화탄소 중독자로 진단되었고 정상 16명,검진거부 9명,사망 7명(직업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1명)으로 나타났고 1백65명이 검진중이어서 원진레이온의 직업병 환자 총수가 1백명을 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에 사망한 전직 근로자의 사인을 놓고 유족들은 직업병,회사측은 가스중독을 주장하여 1백10일째 항의농성이 계속되고 있다.

직업병이 확인된 88년이후 작업환경개선 작업이 이루어져 최근의 작업환경 측정서는 이황화탄소가 0.19∼10PPM,황화수소(H2S)가 0.5∼7PPM으로 허용기준치(10PPM) 이하이며 근무자들은 방독면을 의무적으로 착용하는 등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있다는 것이 노동부와 회사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환경개선이 이루어지기전 20수년간 누적된 재해요인의 뿌리가 워낙 깊은데다가 이황화탄소,황화수소 등 유해물질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었을때의 영향여부가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허용기준치의 적정여부도 의문으로 남는다.

이같은 점을 고려한다면 시루에 물붓기 식으로 작업환경 개선에 적지않은 경비를 쏟아 넣으며 적자경영을 마냥 끌고 나가느니,차라리 기업을 정리하거나 재해없는 업종으로 전환하는 것이 나을것이다. 인조견사의 생산은 필요불가결한 기간 산업도 아니며 선진 외국서는 이미 30∼40년전 정리하고 필요한 물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진레이온의 경우뿐만 아니라 국민보건 위생에 위험스런 재해업체에 대해서는 필요불가결한 기간산업이 아닌한 과감한 정리와 업종전환 등을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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