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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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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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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갈망을 한번도 해소시키지 못한채 아무런 위안없이 고통만 받고 있는 방랑자 한인들은 어떤 천명이라도 이행하고 있는 것일까. 옛 조국이여,그대는 우리 어머니가 자식들의 영적인 의향과 곤혹함을 모두 다 알아챘듯이,지금 우리가 느끼는 이 고통과 갈망을 알고 있는가』 ◆3년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기적처럼 되찾은 핏줄중에 김아나톨리라는 작가가 있었다. 러시아 말로 소설을 쓰는 그는 처음엔 되찾은 모국에 대한 그리움과,남의 땅에 살아야되는 설움을 내색하기를 주저했다. 그러나 달이 가고 해가 지나면서 그는 복바치는 설움과 그리움을 솔직히 털어놨다. 아마도 영원히 풀지 못할 역사의 한이다. ▲문화혁명의 모진 폭풍이 휩쓸때 남편을 잃은 중국 요녕성의 동포어성은 말했다. 『언젠가 고국이 강해지면 우리 동포들이 겪은 어려움과 박해의 역사를 그려 고국에서 전시하고 또 그곳에 바치겠다고 결심했었습니다』 화가인 그는 최근 서울에서 개인전을 가진 박태옥씨다. 잊었던 핏줄에 대한 연민때문에 콧날이 시큰해지는 말이다. ◆중국이나 소련에 사는 동포들이 갖는 고국에의 그리움은 미처 체험하지 못한 「뿌리」에 대한 귀소본능과도 같다. 그것은 또 대를 이어 물려받은 향수병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국도 사람이 사는 세상인 이상 마찰이 있고,인간적인 고통이 있는 사회다. 행여 이들에게 아픔울 줄까 두려운 것이다. ▲한 기업이 중국 연변에서 동포 처녀 35명을 데려다가 견습사원으로 고용하고,농촌 청년과 결혼하도록 주선 하겠다고 나섰다. 솔직히 「인력수입」이라면 몰라도,이들의 결혼이 과연 해피엔딩으로 끝날수 있을까? 어쩐지 두려움이 앞선다. 섣부른 선심이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않도록 신중하기를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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