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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보따리장수로 파 골머리(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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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보따리장수로 파 골머리(세계의 창)

입력
1991.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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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체제… 돈많이 벌수있다”/매일 수천명씩 월경 TV등 팔아최근들어 매일 수천명의 소련인들이 폴란드로 들어와 단기간 암시장에서 물건을 팔다가거나 일자리를 구해 두어달씩 불법취업하는 일이 늘어남에 따라 폴란드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시 중심부의 문화궁전주변에는 잡다한 물건을 늘어놓고 장사에 열중인 소련 보따리장수들로 연일 붐빈다. 이들이 파는 물건은 플라스틱제 인형과 어린이 옷가지에서부터 TV와 캐비어(철갑상어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프랑스제 고급향수와 아르메니아산 코냑도 여기서 발견할 수있다. 폴란드 동부지방에서는 소련인들이 성상과 금덩이까지 팔고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련인들의 대거 폴란드 입국으로 폴란드가 새로 채택한 시장자유경쟁 체제내에서 능력과 수완에 따라 최고의 이익을 챙길 수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때문. 이에 따라 자유로이 여행할 수 있는 인접 폴란드에 몰려들고 있다.

매일 수천명이 폴란드국경을 넘어서고 있기때문에 소 우크라이나공화국 키예프에서 차를 몰고왔다는 45살의 한대학교수 부인은 폴란드 입국을 위해 3일을 기다려야만했다고 말했다.

가전제품 등을 폴란드 암시장에 내놓아 3일만에 그녀가 번 돈은 2백50∼3백만달러(약 20만원)로 소련 월평균 임금수준의 3배.

그녀는 이 이익금을 청바지를 사는데 몽땅 투자했다. 청바지는 소련국내 암시장에서 최고의 부가가치를 낳는 「황금알」.

이러한 소문은 소련내에 넓게퍼져 심지어 몽골의 울란바토르에서 기차로 꼬박 7일간씩이나 타고 폴란드에 오는 「여행자」들도 있다.

폴란드 내무부의 난민담당관 즈비그네프·스코칠라스는 올해 예상되는 소련 입국자수는 약 6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중에 폴란드에 계속 주저앉으려는 소련인이 늘어 사태는 매우 심각한 지경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불법취업자의 경우 한달에 42달러를 버는데 이는 폴란드 월평균 임금의 4분의 1 수준이나 소련보다는 4배가 많은 것.

많은 폴란드인들이 더많은 보수와 기회를 찾아 이웃 독일로 몰려드는 반면 국내사정이 더 취약한 소련인들은 폴란드로 몰리는 기묘한 「민족이동」이 지금 동구권에서 이뤄지고 있다.<바르샤바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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