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풍광등 화제로 웃음속 진행/주민·관광객 「북방귀빈」 박수 환송/이틀째 일정 순연… 고르비 “아름다운 섬… 고맙다”▷단독회담◁
○…제주 정상회담의 메인이벤트인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은 20일 상오11시 조금 지나 호텔 5층 사라룸에서 시작.
노대통령은 11시 정각 회담장에 입장,이병기 의전수석이 들고온 회담자료를 점검한뒤 취재진에게 『고생이 많다』며 『정상회담 사상 밤을 새워 만찬을 한것은 아마 처음있는 일일것』이라고 조크.
이어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회담장에 들어서자 노대통령은 활짝 웃는 얼굴로 악수를 교환.
노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손을 잡은채 『어제는 몹시 피로했을텐데 잠을 잘 주무셨느냐』고 물었고 이에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피로가 다 풀렸다』고 인사.
양국 정상은 사진기자들의 요청으로 웃으며 악수를 나누는 포즈를 잠시 취한뒤 의자에 앉아 회담중 주변 및 제주도 풍물을 화제로 가법게 환담.
○제주 「3다3무」 소개
노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회담장벽에 걸린 제주도 풍경화를 손으로 가리키며 관심을 표하자 『한라산 산록에 유채꽃이 활짝 핀 모습』이라고 설명하고 『유채꽃에서 짜낸 식용 기름은 훌륭한 건강식품』이라고 소개.
노대통령은 제주도의 「3다」 및 「3무」에 관해서도 자세히 설명한뒤 본격 회담에 돌입.
단독 회담에는 우리측에서 김종휘 대통령 외교안보보좌관,소련측에서 체르니아예프 대통령 외교안보 보좌관이 배석.
▷확대회담◁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어 낮 12시35분부터 월라룸에서 양국의 공식수행원 12명이 배석한 가운데 양국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각 분야별 양국의 협력방안 등을 논의.
이 자리에서 노대통령이 먼저 오른편의 이봉서 상공장관,김진현 과기처장관 등의 순서로 우리측 수행원을 소개한뒤 김장관을 가리키며 『양국의 과학기술 협력을 앞으로 잘 해나갈 사람』이라고 말하고 고르바초프 대동령도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로 수긍의 뜻을 표시.
노대통령은 이어 왼쪽 자리에 배석한 공식 수행원들을 소개하다가 공노명 주소대사를 가리키며 『겨울에는 반드시 모자를 써야 할 사람』이라고 공대사의 용모에 대해 조크하자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소련측 공식 수행원들은 파안대소.
○고,얼굴익히려 애써
노대통령은 또 통역원인 유학규씨를 가리켜 『한국사람이기도 하고 소련 사람이기도 하다』면서 유씨가 재소동포임을 강조하자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그러니까 우리의 회담이 더 자연스럽다』고 화답.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노대통령이 우리측 배석자를 소개할때마다 가볍게 목례를 하면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몇번씩 끄덕여 우리측 수행원들의 얼굴을 익히려고 노력하는 모습.
이어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소련 배석자를 소개한뒤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환대해주고 특히 각하께서 서울에서 이곳까지 나를 만나기위해 멀리 온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를 하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좋은 공기를 마시게 해줘 고맙다』고 답례.
노대통령은 이를 받아 『각하께서 어젯밤 잘 주무셔 피곤이 많이 풀리신 것 같다』며 『아주 건강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고 인사.
양국 대통령은 배석자 소개를 끝내고 일어서 사진기자들에게 악수를 나누는 포즈를 취했는데 이때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각하와 이렇게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누니 피곤이 확 풀린다』고 말했고 배석자들도 환한 웃음.
이날 확대회담은 두 정상과 양측 배석자들이 파안대소하거나 자연스럽게 조크를 던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
○바다 바라보며 환담
▷산책◁
○…정상회담을 마친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하오1시20분께 회담장인 호텔신라의 계단을 걸어나와 호텔 후원을 약 15분여에 걸쳐 산책.
환한모습으로 따스한 제주 햇살을 받으며 정원에 들어선 양국 정상은 정답게 대화를 나누며 계단을 내려섰는데 노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첫 계단에 내려설때 가볍게 손을 잡아 부축하기도.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수행원과 경호원이 뒤따르는 가운데 천천히 걸음을 옮겼으며 군데군데 바다가 바라보이는 곳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며 대화를 계속.
호텔 계단과 산책로에는 제주 특유의 유채꽃과 각종 식물·나무들이 만발했는데 김옥숙여사와 라이사여사도 두 정상을 뒤따라 산책.
▷호텔출발◁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하오2시께 호텔 로비에서 잠시 환담을 나눈뒤 영부인들과 함께 회전문을 나서 마지막 작별인사를 교환.
둘러선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해준 양국 정상 내외는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누었는데 노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내외분의 건강과 개혁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또 만납시다』라고 인사했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호텔신라에서의 회담도 좋았지만 포근하게 잘 쉬고 갑니다. 다시 만납시다』라고 답례
라이사여사가 『노대통령 내외의 건강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라며 김옥숙여사의 손을 오랫동안 잡고 놓을줄 모르자 김여사는 『다음에 또 뵙게 되길 빕니다』라고 작별의 아쉬움을 표시.
▷출국◁
○…하오2시45분 제주 국제공항에 도착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공항에서 열린 간단한 환송식에 참석한후 하오2시50분 전용기에 올라 1박2일 17시간의 방한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는 하오2시2분께 호텔을 출발,남제주군 안덕면 창천리를 지나 한라산 서부산업도로를 거쳐 공항으로 향했는데 도로 곳곳에서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손을 흔들며 열띤 환송인사.
○날씨 쾌청… 표정 밝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차량행렬이 제주시가로 들어섰을때는 마침 토요일 하오라서인지 수천여명의 시민들이 떠나는 「북방의 귀빈」을 보러 연도에 몰려나와 박수까지 치며 환송했고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도 차내에서 손을 흔들어 이들에게 답례.
이날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귀로에는 쾌청한 날씨에 구름한점 없었고 한라산의 모습도 한결 뚜렷해 고르바초프 대통령 일행도 상쾌한 표정들.
▷라이사여사◁
○…양국 정상이 단독회담을 갖고 있는 동안 라이사 여사는 김옥숙여사를 방문,환담한 뒤 김여사의 안내로 남제주군 안덕면 사계리 어촌과 호텔신라 근처의 「여미지」 식물원을 관광.
라이사여사는 특유의 서민성과 활달함을 유감없이 발휘,가는 곳마다 발길을 멈춰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어린이들에게 애정을 표시.
사계리 어촌을 방문하러 가던길에 라이사여사는 화순리 삼거리에서 차를 멈추고 길가 화성상회(주인 지윤창)에 들러 진열된 생필품 가운데 컵라면·달걀·깨소금·커피·초콜릿 등의 가격,먹는법 등을 묻기도. 라이사여사는 즉석에서 컵라면 6봉지를 구입,문화부장관 등 수행원들에게 주었고 이에 김여사는 컵라면 3상자를 구입해 선물.
○신혼부부에 선물도
라이사여사는 신혼여행 중인 신혼부부를 만나자 『언제 결혼했느냐,결혼비용은 얼마나 들었느냐』 『금혼식때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라』며 소련에서 준비해온 선물을 주기도.
▷호텔◁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의 조찬은 상오 8시30분 숙소인 로열스위트룸에서 30분동안 계속.
조찬메뉴로는 훈제연어·철갑상어알·햄·치즈·샐러드·오렌지주스·모닝롤 등 10여가지였는데 오렌지 주스와 모닝롤만 호텔에서 준비했고 나머지는 모두 소련측에서 준비한것.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라이사여사는 식사 도중 방안의 실내장식이 무척 아름답고 바다가 특히 아름답다고 칭찬.
또 호텔 직원에게 『서비스가 상당히 친절하고 훌륭하다』고 창찬했다는 후문.
○…전날 만찬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는 저녁 시간이 꽤 늦은 탓인지 호텔측이 준비한 음식을 상당히 맛있게 들었다고 서비스맨들이 귀띔.<제주=특별취재반>제주=특별취재반>
◇특별 취재반
▲정치부=이종구차장
정광철기자
▲사회부=윤승용기자
이충재기자
▲사회2부=허태헌차장
▲외신부=이장훈기자
▲주간부=정진석기자
▲사진부=이기룡차장
장계문기자
최규성기자
곽봉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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