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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신청 오늘 마감/자동차·유화 몰려 중복투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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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신청 오늘 마감/자동차·유화 몰려 중복투자 우려

입력
1991.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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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등 일부재벌 시한 넘길듯/대림산업 이회장 주식 20만주 매각 「우량기업」신청/“한솥밥” 처지 계열사끼리도 라이벌방불 선정경쟁○…30대 재벌그룹의 주력업체 신청이 마감시한인 20일 하루를 남겨 놓았다.

일부그룹들은 여전히 막판진통을 겪고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특정업종에 대한 과잉중복신청 등이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

각 그룹들은 이번 주력업체의 선정이 앞으로 재계판도에 적지않게 영향을 줄것이라는 판단아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흔적들이 역력하다.

○…기아자동차 대림산업 대우중공업 등 3개 기업이 새 여신관리규정상 가장 많은 혜택이 주어지는 「주식분산 우량기업」으로 신청한 것을 놓고 금융계에선 다소 의외라는 반응.

그동안 일반적으로 대주주의 지분율이 주식공개를 통해 많이 축소된 것으로 지적돼 오긴했지만 실제 기업주의 지분율은 위장분산 등에 의해 여전히 높아 정부제시 기준인 8% 이하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은 혹시나 기아자동차 정도이고 거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

그러나 실제 대림산업은 이재준 회장 관련지분 20만주를 매각하면서까지 지분율을 7.4%로 낮춰 신청했고 대우중공업은 김우중 회장 관련지분이 6%로 나타나 무난히 서류를 접수.

기아자동차의 경우엔 김상문 명예회장의 지분이 2.74%에 불과,최대주주는 사실상 우리사주조합인 셈. 이 회사는 일찌감치 우리사조조합제도를 이용해 조합지분이 9.4%에 이르며 종업원의 개인소유분까지 합치면 대략 20%선에 육박한다는 것.

일부에서는 과연 이들 3개 기업이 국세청과 증권감독원의 정밀검사가지 통과하더라도 주식분산우량기업 선정의 본래취지인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실제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다소 의심스럽다고 지적.

○…계열사의 업종이 다양하지 못한 일부 그룹들은 막판까지 주력기업을 선정하지못해 시한을 넘길 것이 확실시 되고있다.

동아그룹은 동아건설과 대한통운 등 2개사는 확정했으나 나머지 1개사를 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진로그룹도 (주)진로와 진로식품은 확정된 상태이나 나머지 1개사를 놓고 진로건설과 진로유리가 막판까지 경합을 벌이고 있다.

특히 내세울만한 계열사를 갖지못한 동양화학·조양상선 등 하위권 그룹들은 주력업체 선정에 막판까지 고심.

진로의 경우 신고시한인 20일을 넘겨 22일께 사장단 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할 예정.

진로외에도 몇개 그룹은 신고시한인 20일까지 3개씩의 주력기업을 선정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30대 그룹이 신청할 주력기업중에는 전자·자동차·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이 주종을 이루고있어 과잉·중복투자에 대한 우려론이 대두되고 있다.

또 대그룹들이 타그룹과의 경쟁만을 의식,미래산업에 대한 뚜렷한 전망을 제시하지 못하고 눈앞의 현실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현대·쌍용·대우·기아·대림 등 거의 모든 자동차생산업체들이 주력기업으로 선정될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석유화학은 기존의 럭키금성·한국화약·선경·쌍용·금호·코오롱 등이 주력기업으로 선정한데 이어 삼성과 현대 등 신규진출업체들도 주력기업으로 내세워 석유화학분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

30대 그룹의 주력업체가 자동차·전자·석유화학 등으로 몰리고 있는데 대해 재계관계자들은 80년대 초의 중화학투자조정과 같은 사태를 우려하기도. 당시 중화학투자조정의 후유증으로 부실기업이 양산됐던 것을 생각해서 과잉투자를 자제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주력업체 신청과정에서는 같은 그룹내에서도 계열사끼리 주력업체로 선정되기위해 업계라이벌 회사만큼이나 극심한경쟁이 벌어졌다.

넓게 보면 같은 재벌그룹에서 한솥밥을 먹는 처지이지만 일단 주력업체로서 선정되느냐 안되느냐에 따라 자기회사의 앞으로의 성쇠가 판가름나는 만큼 회사내의 「두뇌」들을 모아 자료를 작성,최종결정권을 사실상 쥐고 있는 기업주인 회장에서 기회가 닿는대로 자기회사의 선정 당위성을 역설.

현대그룹의 현대전자와 현대정공,럭키금성그룹의 호남정유와 금성일렉트론,대우그룹의 대우자동차와 (주)대우,금호그룹의 아시아나항공과 광주고속 등은 그룹 모기업으로서의 자존심과 앞으로의 사세 등을 걸고 사실상의 한판승부를 벌였거나 벌이고 있는데 주변에선 직원들의 사기문제까지 거론하며 「그렇게 기를쓰고 나설만하다」고 수긍하는 분위기.<김주언·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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