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공급 여력 2천억 늘고 수출증가로/통화량 정지·땅값 불안이 자금홍역 초래물가불안에 따른 통화당국의 대출억제와 기업의 자금성수기가 겹쳐 발생하고 있는 최근의 시중자금난이 다음주에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그러나 곧이어 5월 들어서면서부터는 자금수요 자체가 한풀 꺾이는데다 통화관리 측면에서도 돈을 더 풀 수 있는 여지가 생겨 상황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시중에서는 극심한 자금난을 반영,각종 금리지표가 크게 오르고 있는 실정.
3년만기짜리 회사채유통 수익률은 연 18%대를 일찌감치 넘어 상승커브를 계속 그리고 있으며 3백64일짜리 통안증권 유통수익률 역시 지난 13일부터 18%선을 돌파,고금리 상황을 실감케하고 있다.
이같은 시중금리의 고공행진은 다음주에 접어들면 25일이 납부시한인 1조3천억원의 부가세 등 월말자금수요에 부딪쳐 더욱 뛰어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4월의 금리상승·자금난은 매년 되풀이되는 연례행사. 4월이면 각종 자금수요가 한꺼번에 겹쳐 으레 금리가 올랐으며 (도표참조) 시중에 돈이 풍성하게 풀렸던 지난해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월말을 기준으로 볼때 4월은 다른달에 비해 금리가 심지어 3∼4%포인트 이상 높게 형성되기도 했다. 그래서 은행이나 기업의 자금담당자들은 「4월은 잔인한달」이라고 한다.
올해도 4월의 자금난이 종전처럼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것이어서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직후는 별로없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선 5월이 되면 통화관리상 통화당국의 자금공급 여력도 4월에 비해서는 많아진다.
4월중에 한은이 시중에 추가로 풀수있는 돈을 평균잔액 기준으로 4천억원 이내. 5월중엔 이 여력이 6천억원 가량이 된다. 기업의 커다란 자금수요가 한차례 해소된후의 이같은 공급여력이라면 충분히 상황을 개선시킬수 있는 수준이다.
또 수출이 얼마전부터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수출기업들이 네고를 통해 은행 등 남의 돈이 아니라 제돈을 직접 만지게 됨으로써 도움을 줄 것이고 3∼4월에 집중적으로 나간 1조원규모의 농사자금도 시중 유통경로를 거쳐 기업으로도 흘러들게 된다.
더구나 현재 시중에 풀려있는 총통화 70조원은 1년전에 비해 10조원 가량이 증가한 규모인데 이정도라면 최근 통화당국의 대출억제조치를 긴축이라고 규정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말이 긴축이지 실제 시중에는 돈이 적지않게 풀려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계나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돈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고 또 금리가 오르는 데에는 두가지 요인이 상승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첫째는 시중에 돈이 아직많이 풀려있기는 하지만 통화량 자체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게 아니라 거의 정지돼 있다는 점. 지난해말에 이미 지나치게 돈을 한꺼번에 많이 풀어 70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에 올해 들어서면서 매월 더 늘릴 돈은 없고 오히려 수습해야 할 상황이 된 것.
만일 돈이 지난해말 67조원 가량에서 이달까지 70조원으로 3조원 가량 계속 늘었으면 경제주체들의 감각은 사뭇 달랐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이 많더라도 물이 빠지는 썰물때와 물이 차들어오는 밀물때에 물고기가 느끼는 감각은 다를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말의 통화팽창은 추경예산 때문이었으므로 이는 정치적 고려에 의해 통화공급이 왜곡되는데 따라 나타나는 부작용인 셈이다.
또한가지는 여전히 가라앉지않는 부동산 가격불안.
가계의 입장에서 전세값이 오르면 대개가 은행돈 등 남의 돈을 꿔다 메우게 된다.
갑자기 오르는 전세값을 착착 준비해놓기란 쉬운일이 아니며 그러다보니 전세값이 오르면 가계주체들은 자금부족을 더욱 절실히 느낀다. 상가임대료가 오르면 소상인들 역시 돈을 마련하느라 여기저기 뛰면서 자금부족을 실감하게 마련이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부동산가격이 오르면 일반물가도 오르고 건물이나 공장 혹은 기계를 들여오게 될때 종전보다도 더많은 돈을 필요로 하게되고 추가로 드는 돈이 규모가 작더라도 기업의 자금운용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수있다.
기업자금사정의 호전 또는 악화를 판가름하는 한계자금은 반드시 덩치큰게 아니다.
이에 따라 4월의 자금홍역과 아울러 과잉통화에 따른 물가불안 등을 해소키 위해서는 연중통화공급을 계절적 수요에 따라 적절히 배분하는 한편 부동산가격을 가라앉히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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