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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직교역 주역 천지상사/유상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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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직교역 주역 천지상사/유상렬회장

입력
1991.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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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쌀」 통로 북서 신뢰”/「공개」 큰 의미… 장래엔 판문점 통할수도남측의 쌀과 북측의 시멘트 무연탄 등과의 직교역을 성사시킨 천지무역상사 유상열회장(62)은 『직교역이 이뤄지게 된 것은 쌀이 제3국을 통한 교역이 어렵다는 양측의 현실적인 공감과 함께 지난해 사랑의 쌀로 맺어진 통로에 대한 북측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회장은 『지난해 7월 사랑의 쌀 1만 가마가 부산을 떠나 홍콩에 하역돼 북측이 인수해가는 과정의 어려웠던 사정을 양측 모두 잘 알고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북측도 직교역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13일부터 14일까지 동경에서 직교역의 북측당사자인 조선금강산 국제무역개발회사의 박경윤총사장(57)과 실무협의를 마치고 귀국한 유회장은 16일 기자회견후 본지기자와 별도로 만나 『직교역의 1등 공신은 한국일보사와 기독교계가 주관한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유회장과 박총사장과의 관계는 유회장이 한국기독교 남북교류협의회 회장직을 맡은 것을 계기로 지난해 4월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본부로부터 사랑의 쌀 북한전달문제를 위임받은후 긴밀해졌다.

박총사장을 통로로 사랑의 쌀이 남포항에 전달된 직후인 지난해 8월 하순께 유회장이 직교역의사를 박총사장에게 타진한이후 수차례 협의끝에 지난 3월29일 계약을 체결했다.

유회장은 『당초 북측은 직교역을 꺼리는 태도였으나 끈질긴 설득끝에 확답을 얻어냈다』며 『직교역 물품이 쌀이 아니었으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회장은 교섭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공개여부에 대한 논란을 들고 『북측이 공개에 합의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회장은 14일 동경에 갈때 신문을 모두 갖고가 박총사장에게 보여주며 『북한사람들이 큰행사를 할때 열광하는 것이나 남한언론이 큰 사실에 흥분하는 것이나 같은 일』이라며 『이것은 남북한의 동질성일수도 있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유회장은 박총사장이 재미동포이지만 통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것 같고 1년중 많은 기간을 평양에서 체류하며 북한당국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협상의 최적격 인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두사람 모두 충청도 출신이어서 관계가 긴밀해질 수 있었던 것같다는 것이다.

유회장은 이번 직교역 추진에는 개인적인 욕심이 전혀없었으며 직항로를 개척,서로가 필요한 것들을 물물교환하는 첫 통로를 뚫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유회장은 늦어도 5월5일까지는 쌀이 북측에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박총사장이 돌아오는대로 정확한 출항일시와 하역항구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회장은 『쌀 10만톤을 보내려면 선박이 남북한을 수차례 왕래해야 할 것』이라며 『해상직교역이 판문점을 통한 교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북측과 접촉하면서 얻은 가장 귀중한 교훈으로 『정치적 의도를 가져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유회장은 또 『물자가 왔따갔다해야 그 다음에 말문이 트이고 사람도 왕래할수 있는 법』이라고 나름대로 남북교류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유회장은 『사랑의 쌀이 직교역의 물꼬를 터준만큼 이번엔 직교역이 사랑의 쌀에 담긴 동포애를 더욱 확산시켜주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기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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