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자신은 『목에 칼이 들어 와도…』 라는 극한적인 표현을 사용하면서 까지 『내가 그린 그림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실무권위자들로 구성된 화랑협회의 감정위원회는 3차례의 협의서도 『진품이 틀림 없다』고 맞선 여류화가 천경자씨의 <미인도> 위작 시비는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는데…. ◆작품의 진위여부를 차치하고라도 이러한 시비로 국립현대미술관의 권위가 먹칠당한 책임은 아무래도 미술관측에 있다. 적어도 한나라의 문화유산을 다루는 국립현대미술관이라면 수장작가의 선정부터 엄선을 기해야하거니와 국내 생존작가의 경우는 수장작품의 특별제작을 의뢰하거나 발표작중 가장 빼어난 작품을 수장하되 입수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한다. ◆이번에 말썽난 작품은 김재규 전중앙정보부장이 수장하고 있었는데 10·26이후 그의 개인 재산을 환수하는 과정에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떠맡았다고 하니 수장과정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권력투쟁서 밀린 패배자의 개인 재산을 부정축재 환수라는 이름으로 강제로 빼앗은 행위는 서슬퍼런 압제 통치 시대에 흔하게 쓰인 부도덕한 정치보복이요 박해였다. ▲전수장자의 국가원수 시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이 정부에 환수된 <미인도> 도 바로 그러한 정치보복의 부산물로 장물이나 크게 다를 것도 없는 것이다. 이처럼 정치보복으로 부당하게 빼앗은 작품을 수장하고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체통이 서지 않는데 이 작품이 국립 현대미술관의 대표수상 작품이라도 되듯 복사도판을 제작하여 보급까지 했다니 한심스럽다. ◆5공 출범을 전후하여 있었던 부정축재 환수때에 미술작품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미루어 말썽난 <미인도> 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 수장품중에는 강제로 빼앗은 환수품이 더 있을 것이다. 작가가 부인하는 작품의 진위시비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국립현대미술관은 차제에 떳떳치 못한 방법으로 입수한 수장작품을 과감히 정리함으로써 도덕성을 회복하고 땅에 떨어진 위상을 바로 잡아야만 할 것이다. 미인도> 미인도> 미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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