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수준 1조7천억 투자 효과 미지수/전시 「외제」 의존… “남의 나라 홍보만” 우려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을 주고 과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줌으로써 선진사회로의 도약의 계기를 이룬다는 취지를 내건 93 대전세계박람회장 건설을 위한 첫삽질이 12일 시작되었다.
지난 64년 동경올림픽 개최후 6년만인 70년 오사카 박람회를 개최했던 일본이 이를 계기로 외교·경제적 발전을 앞당겼듯이 우리도 88서울올림픽의 성공무드를 던욱 확산시키는 계기로 삼자는 뜻에서 추진되는 대전엑스포는 그러나 당초 기대했던 만큼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
엑스포 조직위원회는 그동안 세계 1백65개국과 59개 국제단체 등에 참가초청장을 보냈으며 최소한 60여개국가 20여개 국제단체를 참가시킨다는 목표아래 유치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입장이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에도 영구 독립관의 경우 건설비용이 업체당 1백50억원 가까이 드는 등 이용부담이 엄청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참여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다가 정부 당국의 끈질긴 설득과 종용에 따라 현대 삼성 럭키금성 대우 등 주요 그룹들이 떠맡듯이 영구 독립관에 참여키로 결정되었으나 아직도 서로 눈치만 보고있는 상황이다.
대전엑스포 개최비용도 엄청나다. 박람회장 및 기반시설공사 등 직접투자비만해도 3천9백35억원이 들어가며 이밖에 연결 고속도로 확장 등 간접시설 경비까지 포함되면 1조7천억원 가량 소요될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88서울올림픽때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조직위측은 일본의 경우 오사카엑스포 개최비용이 동경 올림픽의 10배가 들었으며 92년 올림픽과 엑스포를 동시에 개최하는 스페인에서도 엑스포 개최 비용이 올림픽 개최비용보다 몇배나 많다며 오히려 재원부족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국내 일각에서는 이같이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세계박람회를 개최할 필요가 있는냐는 비판의 소리도 높다.
대전엑스포를 통해 세계의 최첨단 기술들을 직접 보고들으며 아울러 우리 과학기술의 현주소와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겠다고는 하지만 괜히 비싼 돈들여가며 남의 나라 산업기술 홍보만 해주는 꼴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이다. 물론 대전엑스포 기간중 자기부상열차나 전기 자동차 등 첨단산업 제품이 개발,소개되고 국내최초의 인공위성 및 과학 로켓 등이 선보이는 등 그동안 축적된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을 과시할 것이라고는 하지만 전시관 건설및 전시시설 운영의 상당 부분을 외국기술에 의존하게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보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돈도 돈이지만 큰 문제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번에 기공식이 거행된 도룡지구 27만여평은 문자 그대로 완전한 허허벌판으로 상하수도 및 전기시설 등 모든 기반시설을 새로 갖추어야하며 주변연결 도로망도 대대적인 확장,보수가 필요하다. 조직위 측은 대전엑스포 기간동안 약 1천만명 가량의 관광객이 올것으로 추산하고 고속도로와 국도 등 도로확장과 헬리콥터장 운영 등 교통대책 마련과 숙박시설 확충에 주력하는 한편 외국인 단체방문에 대비,제주 공항의 조기운영을 관계부처에 요청하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아직 관계부처간의 손발이 착착 맞아들어가지는 않는듯한 분위기이다.
대전엑스포조직위 관계자들 사이에서 조차도 앞으로 2년 동안에 영구독립관을 건설하고 내부장치까지 완료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까지 나오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아예 엑스포 연기론까지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어쨌거나 공사는 이제 시작되었고 이제와서 엑스포개최를 물리거나 연기할수도 없게 되었다.
대전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지난번 서울올림픽 준비과정에서 보였던것 못지않은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모아나갈수 있는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홍보 및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박영철기자>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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