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달리 「사전공개」 큰 변화/식량난·급증 간접교역 수용남한의 쌀과 북한의 무연탄·시멘트를 물물교환하는 「직교역」은 남북분단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직교역은 또한 우리정부가 88년 10월 「대북교역 문호개방 조치」를 취한이래 처음으로 가시화된 구체적 성과로 기록된다는 점에서 일단 남북관계 개선에 실마리를 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현대의 건설기자재 기증사실이 일본언론에 보도되자 이의 수령을 거부한 바 있다. 또한 북한측은 「사랑의 쌀」 전달사실이 보도되자 북한측을 대리한 금강산국제무역개발회사 박경윤 총사장이 「반환」 의사를 밝힐 정도로 희사·기증 형식에는 「자존심」을 내세워 왔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쌀과 무연탄·시멘트의 구상교역이며 북한측이 계약체결후 전달도 되기전에 공개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남북교류 협력사업에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3∼4년간의 흉작으로 쌀부족 등 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고 현재 춘궁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번의 직교역은 지난해 7월 한국일보사와 사랑의 쌀 나누기운동본부가 공동으로 모금,북측에 전달할때 접촉했던 우리측의 천지무역상사(대표 유상렬) 북한측을 대신한 금강산국제무역개발회사(대표 박경윤)의 채널을 계속유지,이를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남북 민간교역의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이로써 북한은 선별적이 나마 물물교역 방식의 직교역은 어느정도 개방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정부의 「대북교역 문호개방 조치」이후 올해 2월까지 총교역량은 반입 1백88건,반출 9건 등 1백97건에 8천8백25만달러 상당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모두 홍콩·일본 등 제3국을 통해 이루어진 간접교역 방식이어서 환거래결제 방식이 복잡하고 운송비 부담이 컸었다.
따라서 올해들어 남북교역량이 급증하면서 이같은 간접교역 방식을 직접교역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수 밖에 없었다. 즉 올해 3월말 현재 1·4분기까지의 반입이 2천9백만달러,반출이 1천만달러,총계 3천9백만달러로 지난해 총액 2천4백70만달러를 훨씬 넘어섰으며 이런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는 1억6천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수치는 북한의 1년 총무역액 40억달러의 4%에 해당하는 큰 액수이다.
그동안 우리가 반입한 품목은 열연코일·아연괴·무연탄·철강재·전기동·시멘트 등 원자재와 감자·냉동명태·건오징어 등 식료품,생사 등이 었으며 반출품목은 담배필터·잠바·설탕·직물·가전제품 등 생필품이 주종이었다.
북한물자는 국내시세나 국제시세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며 상품의 규격화가 안돼있어 아직까지 원자재나 식품원료 정도만 들여오고 있다.
이에대해 통일원은 북한이 그간 여러경로를 통해 우리상품의 반입의사를 표명하고 있고 그들이 물자가 국제시세에 비해 싼 가격으로 제공되는 점을들어 우리물자의 가격인하를 요구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교역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요구하다는 것.
그러나 우리측은 지난해 11월 북한산감자 1만2천톤을 수입한데 이어 곧 추가도입 계획을 발표하는 등 북한과의 교역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번의 남북 직교역과 이를 공개한 것은 북한측의 엄청난 태도변화이기도 하지만 교역량 증가에 따른 자연스런 추이로 분석된다.<남영진기자>남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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