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도덕적으로 황폐 할수록 언론에 대한 기대는 크다. 사회의 공기로서 언론이 갖고있는 기능중 중요한 것의 하나는 회사의 부정과 비리의 고발이다. 즉 사회정의의 형성과 유지·발전에의 기여다. 이때문에 언론에 대해서는 행정부,국회,법원,검찰,기업 등 사회의 다른 어떤기관보다 높은 윤리가 요구된다. 적어도 정결에서 남보다 앞서지는 못하더라도 오염은 되지 말아야 하는것이 본질적인 요건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의 언론이 이러한 요구와 요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자괴한다. 지난 1월에 터진 수서사건에서 언론 종사자들의 일부가 금품을 받은 사실에 대해 할말이 없다.미·일·서독 등 선진국사회의 언론에서는 언론 종사자가 보도와 관련하여 금품을 받는 것은 극명한 비리다. 신문윤리 강령에 언급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을 정도로 자명한 오직이다. 「촌지」라는 미풍양속의 이름으로 이루어져온 이추풍악속이 이제는 단절돼야 할때다. 우리 언론계는 7일 신문의 날을 맞아 갱생의 뜻으로 『자정으로 신뢰회복,자율로 책임완수』를 표어로 선정했다. 지금까지 매년 신문의 날에 「책임있는 신문,신뢰받는 신문」 「자율과 책임과 화합」 「자유경쟁 시대의 언론」등등 시대적인 상황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의지와 꿈을 담은 구호들이 표어로 선정됐다.
언론기관과 종사자들이 얼마나 그 표어의 뜻을 위해 노력했던가. 사회의 여타기관과 마찬가지로 과거 권위주의 체제의 관행에서 탈출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이제 한국언론은 왜곡된 구악을 떨쳐버리고 자기혁신을 행동화해야 할때다. 안팎의 주변환경은 과거 어느때보다 이 명제의 실현에 유리한것 같다. 뭣보다 중요한것은 언론기관과 종사자 자신들의 자정의지다. 6공의 「언론자유화」 이후 「언론공해」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높은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촌지뿐아니라 광고강요,보도를 빙자한 공갈·갈취 등등 사이비 언론의 비리가 판을 치고있다는 소리도 듣는다. 언론의 생명력은 공신력의 유지에 있고 이를 위해서는 자주성 독립성이 보장되고 품격이 지켜져야 한다.
한국의 언론은 3공 5공의 권위주의 체제 아래에서 자의건 타의건 권력과 타협,많은 상처를 입었으나 국민의 이해와 관용으로 광정의 기회를 얻게됐다. 이 기회에 대한 보답으로 촌지의 거부 등 스스로 원조적인 자정운동을 펴야 한다는 것을 통감하고 있다. 언론이 자율적으로 자기 수정을 하지 못한다면 타율에 의해 수정을 강요당하게 마련이다. 언론이 국민들이 찾아준 그 자유를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도 이 자정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언론이 이 사회에서 갖고 있는 영향력으로봐 그 파급효과가 사회각층으로 이전될 것이 분명하다.
이 자정이 이루어진다면 언론인들이 지켜야할 본분인 「진실에 대한 충성」도 크게 진척될 것이다. 한국사회의 최대병폐는 윤리의 상실이요 전통적 가치관의 붕괴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만이 남아있는 이 사회를 문명으로 순화시키는데도 언론의 자정이 기본 요건이다. 우리는 이의 관철을 위해 진력을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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