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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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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 프로축구가 열전의 막을 올린데 이어 식목일인 5일 프로야구가 1991면 페넌트레이스에 들어간다. 단체구기의 꽃인 축구와 야구,그리고 전통민속 투기인 씨름이 프로경기를 선보임으로써 본격적인 프로스포츠의 시대를 연것은 스포츠 공화국으로 불린 제5공화국의 초기인 1982년 이었다. ◆올림픽과 아시아 경기 대회를 유치해 놓고 프로스프츠까지 하려는 것은 두 마리의 토끼를 쫓겠다는 꼴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당시의 시국 상황이 워낙 숨막힐 것만 같았던 만큼 프로스포츠는 정치에 쏠리는 국민들의 관심을 스포츠로 분산시켜 압제 통치에 대한 반발을 중화시키려는 중독제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출범할 수 밖에 없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을 1년 남겨둔 출범 9년에 열번째 시즌을 맞는 이제 프로스포츠는 통치용 중독제라는 눈총을 더 이상 받지 않을 정도로 국민들의 여가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경기장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는 스타 플레이어들은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떠받들어져서 인기와 수입면에서 연예계의 톱스타들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지역 연고제를 앞세운 프로야구는 지난해에 3백26만의 관객을 동원했고 8개팀으로 팀수를 늘린 금년에는 4백20만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토속적인 놀이 전통을 되살린 씨름도 흥행과 인기면에서 야구에 못지않게 성공을 거두었다. 야구와 씨름에 비해 관객동원이 저조한 프로축구도 2회 연속 출전등 한국축구를 아시아 최강으로 끌어 올려 놓은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민속씨름의 신예 돌풍은 정초부터 모래판을 휩쓸고 프로축구 개막전서는 현대팀의 지휘를 맡은 차범근 감독의 유럽 본바닥 압박 축구가 새바람을 일으켰고 페넌트레이스에 앞서 벌어진 프로야구 오픈전서는 신설 쌍방울이 와일드카드로 번쩍였다. 탈정치의 중화제도 출발한 프로스포츠는 활기있게 뛰고 있는데 다람쥐 쳇바퀴돌듯 허구헌날 장군멍군만 되풀이 하는 정치권의 행보는 어찌 그리 답답하기만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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