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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절충/신효섭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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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절충/신효섭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1.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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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일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 신민당 지도체제의 결정과정을 보면 정치는 현실을 무시할수 없다는 생각이 새삼든다.평민당과 신민주연합(가칭)측은 합당을 선언하면서 『어떠한 기득권도 포기하며 절차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범야통합을 이룩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일사천리로 진행되는가 싶던 합당협상이 양측중진들의 현실적 이해가 얽힌 지도체제 문제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신민주연합측은 『3당 야합을 한 민자당에 맞서자면 지도체제역시 민자당과 비슷한 형태가 되어야 한다』면서 총재,대표최고위원,최고위원제를 제안했다.

그러나 평민당 부총재들은 『민자당의 지도체제는 3당 합당을 한 민자당의 필요에서 만들어진 기형적인 체제이므로 굳이 이를 답습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평민당의 현행체제인 총재 부총재의 고수를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둘러싸고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니,집단성 단일지도체제니 하는 주장들이 엇갈렸다.

협상대표들 누구도 김대중총재가 당을 이끌어 갈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부인치 않고 있는 마당에 이러한 논쟁이 생긴것은 자신들이 포기 하겠다고 말한 기득권 때문이다.

즉,평민당 입장에서는 정치초년생집단인 신민주연합측에게 총재 바로 다음 자리인 대표최고위원자리를 주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지않는 것이고 신민주연합측은 창당준비위 신고도 하지않은채 사실상 평민당에 흡수되는 마당에 지도체제마저 관철하지 못한다면 체면이 서지않는다고 보는것이다.

결국 이 문제는 총재수석최고위원 최고위원제를 도입키로 하는 절충선에서 마무리 되었다.

신민주연합측은 대표최고위원대신 수석최고위원으로 만족했고 평민당측은 이름만을 바꿔 제2인자를 신민주연합측에 할애하는 것을 감내한데서 절충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신민당출범이 기치로내건 기득권포기를 통한 합당의 순수성이 훼손되었다는데 생각이 미치면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렇지 않아도 신민당이 앞으로 헤쳐나가야할 난관이 많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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