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13개도로 나누는 지방행정 구역 개편이 이뤄진것은 지금으로부터 95년전인 1896년 이었다.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고치기 1년전이었는데 일본과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노략질을 일삼던 혼란기에 개편된 이 행정체제의 골격은 남북분단에도 불구하고 그럭 저럭 1백년 가까이 지속되어온 셈이다.당시의 13개 도는 함경남북,평안남북,황해,강원,경기,충청남북,전라남북,경상남북도. 북한은 양장 자강도가 신설되고 황해도가 남북으로 나눠지긴 했으나 함경남북,평안남북 강원도 등으로 골격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평양 특별시,청진 개성 직할시를 새로 만들어 지금은 9도,2직할시,1특별시로 남한과 비슷한 행정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남한은 현재 경기 강원 충청남북 전라남북 경상남북 제주 등 9개 도와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5개 직할시,그리고 서울 특별시로 나뉘어져 있다. 그러고 보니 정말 북한과 비슷하다. 제주도가 독립된 도로 추가 된것을 제외하면 각 도는 95년전의 명칭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1949년 서울이 수도라는 이유로 특별시란 이름표를 달고 독립한이래 산업화에 따라 큰도시는 63년의 부산을 필두로하여 대구(81) 인천(81) 광주(86) 대전(89)이 차례로 소속 도에서 떨어저 나가 직할시로 승격,오늘에 이르고 있다.
유사이래 처음 실시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지방자치제도 이 행정구역 별로 나누어 이미 시작되었다. 지난 3월 시 군 구 단위 기초의회 의원 선거에 이어 6월에는 도 직할시 특별시 단위의 광역 의회의원 선거가 있고 이어서 내년에는 자치단체장 선거도 실시된다. 머지않아 도의원 시의원 구의원에 민원 도지사 시장 구청장들이 쏟아져 나올 판이다.
기다리던 주민자치의 지방정치가 활짝 만개된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지방선량들이 쏟아져 나올때 그들을 구분하는데 혼선이 일지않을까 걱정하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광역단체는 도와 시(특별및 직할)로 양분되고 다시 도는 군으로,시(특별 직할)는 구라는 기초단위로 이뤄지는 등 복잡한 구성과 그 명칭 때문이다.
서울 부산 등의 시장 시의원은 도지사 도의원과 동격이고,서울 부산 등 큰 도시의 구청장이나 구의원은 안양과 같은 소도시의 시장 시의원과 동격이며 군수나 군의원과도 역시 동격이다. 울산 마산 부천 성남 수원 전주와 같은 중도시에도 구가 있지만 대도시의 구처럼 독립된 자치단체의 지위를 누리는 것은 아니어서 어정쩡한 존재이다.
이처럼 복잡한 행정구역 명칭에서 오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 우선 광역단체만이라도 명칭을 모두 도로 통일하는게 어떨까. 즉 서울 특별시와 5개 직할시를 모두 도로 바꿔,서울도,부산도로 바꾸고 이들 대도시의 구를 모두 시로 부르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서울도 종로시,부산도 영도시 따위로 개칭한다면 경기도 성남시,경남 창원시 등과 같은 격을 맞추게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 복잡하고 다양하기로 이름난 미국도 광역단체는 모두 주로 통일하고 있음을 참고로 할 필요가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동경도 북해도 대판도 경도부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43개 현으로 통일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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