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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라크 내전 개입여부“관심”/반군지도자와 고위급회담으로 새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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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라크 내전 개입여부“관심”/반군지도자와 고위급회담으로 새국면

입력
1991.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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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 패퇴 상황 변해/회교혁명정권등 우려/후세인 권좌강화 경계 지원약속 할지도걸프전후 이라크 북부지역을 장악했던 쿠르드반군이 이라크군의 대공세에 밀려 이란과 터키로 대거 퇴각하는 가운데 미국이 3일 반군지도자와 고위접촉을 가져 이라크 내전사태가 새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주부터 중화기와 전투기를 동원,쿠르드반군 진압작전에 나선 이라크정부군은 그동안 반군이 장악해 온 대부분 지역을 탈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소식통들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3일 현재 쿠르드반군은 이란과 접경한 동북부 도시 술라이마니아시와 국경산악지역 일부만을 통제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터키쪽에서는 이라크정부군에게 쫓긴 쿠르드난민 20만명이 국경을 넘어 터키로 밀려들고 있다.

이로써 한때 쿠르드족 거주지역인 이라크북부 대부분을 점려하고 수도 바그다드를 위협할만큼 기세를 올렸던 쿠르드반군은 이라크 영토에서 완전축출될 위기를 맞고 있다.

반군 이라크정부는 남부지역의 시아파 반란을 제압한데이어 북부 쿠르드지역까지 평정,「이라크의 레바논화」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모면한 셈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걸프종전후 처음으로 이라크반군 지도자들과 고위급회담을 시작,이라크 내전사태에 대한 미국의 개입여부가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담의 초점은 그동안 미국이 공갱적으로 표방해온 이라크내전 불간섭정책을 수정하고 반군에 대한 모종의 지원에 나설 것인지의 여부이다.

미 정부고위관리들은 이에 대해 미국이 기존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못박고 있다. 조지·부시 미 대통령은 2일 고위보좌관 회의에서 이라크내전 「방관정책」을 고수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따라서 미국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반군지원을 공식선언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 내전사태를 팔장을 끼고 수수방관하는 배경은 우선 이라크가 반군에 의해 분할되거나 정권 전복사태가 일어나는 상황을 원치않고 있기때문이다. 미국은 특히 이라크 국민의 60%를 차지하는 회교시아파가 이란과 연계,이라크에 회교정통주의 정권을 수립할 가능성을 가장경계해왔다.

또 쿠르드독립과 같은 이라크 영토분할사태는 다국적군에 가담한 아랍국들의 공통된 이해관계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총 2천5백만명에 이르는 쿠르드족은 이라크에 4백90만,터키 1천4백만,시리아 1백40만,이란 6백70만명 등으로 이들 국가의 접경지역에 흩어져 살고있다. 때문에 터키나 시리아는 이라크에 쿠르드 독립국이 세워질 경우 자국내 쿠르드족도 독립투쟁에 나서는 사태를 경계하고 있다.

즉 다국적군 진영은 후세인정권이 소모적 내전에 의해 약화되는 것을 즐기고있지만 이라크의 영토변경이나 정권전복까지는 원치 않는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이같은 전략적 이해 때문에 미국은 후세인정권이 내전을 완전 진압,권력을 강화하는 사태까지도 방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공개적으로는 이라크내전 불간섭 정책을 표방했지만 간접적으로 반군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 구체적인 예로 지난달말 미 공군이 쿠르드반군 진압작전에 동원된 이라크 전투기 2대를 휴전협정 위반이라는 구실로 격추한 일을 들수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이번 반군지도자와의 회담을 통해 사그러져가는 이라크 내전열기를 다시 부추기는 지원방안을 비밀리에 약속할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가능성은 2일 프랑스가 인도적 차원에서 이라크내전 개입을 주장하며 유엔 안보리개최를 요구했고 미국정계 일각에서도 이라크 반군을 지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뒷받침되고 있다.

이라크정부군은 군사적인 면에서 반란을 진압했을지라도 전체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쿠르드와 시아파의 반후세인 감정은 그대로 남아있다.

따라서 외부세력의 지원이 본격화되면 이라크는 또 다시 걷잡을 수 없는 내전회오리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내연상황에 처해있다.

미국의 이라크반군지도자 접촉은 어떤식으로든 상황을 변화시키는 불씨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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