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단일가입문제 북 지지 압력/대일수교 가속화 영향력 요청도북한 김정일 노동당비서의 방중설이 나돌면서 방중목적과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의 마이니치(매일)신문은 2일자 조간에서 김의 방중설을 처음 보도하면서도 그 시기에 대해서는 「내일이라도 방중」이라는 제목을 달고있다.
마이니치신문은 현재 중국을 방문중인 소련 베스메르트니흐 외무장관이 모스크바로 돌아간 뒤에 「3일간의 방중」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도했다. 따라서 동북아정세상 김의 방중은 거의 확실한 상황이지만 일정은 확실치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송한호 통일원차관도 2일 『여러 자료를 종합해본 결과 김정일의 방중은 가능성이 크지만 그 시기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는 15일 김일성주석의 79회 생일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함으로써 최대 우방국의 지원과 지지를 과시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김정일의 방중목적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가장 유력한 설은 역시 「후계체제확립」의 대외과시. 김정일은 73년 당비서를 맡은후 80년 10월 노동당 제6차 대회에서 공식적으로 후계자로 지명됐다.
그러나 당권은 장악했지만 이후에도 국가기관의 직책을 맡지 않다가 지난해 4월 국방위원회에 신설된 제1부위원장을 맡아 처음으로 공식기구에 취임했었다.
김정일은 지난 83년 6월 중국을 방문한 것이 유일한 해외 나들이였다. 따라서 이번에 2번째 중국방문이 되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볼때,김의 방중목적중 제일 중요한 점은 지금까지의 당장악·내정담당의 이미지를 넘어 국제무대에서도 명실공히 실권을 갖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두번째는,한국의 유엔단독가입 움직임과 북한·일 수교회담의 부진을 중국측으로부터 지원받고자 하는 의도이다. 우리정부는 유엔가입 문제에 대해 「동시가입」을 원하고 있으며 여의치 않을 경우 「단독가입 불사」 입장을 수차례 표명한 바 있다. 특히 노태우대통령의 새해 기자회견에 이어 이상옥 외무장관의 기정사실화,1일 개막된 ESCAP총회에서의 노대통령의 재천명 등으로 북한측은 한국이 금년에는 유엔가입을 신청할 것으로 보는 듯하다.
따라서 소련의 한국지지로 중국마저 안보리 거부권을 「기권」할 경우 북한으로서는 최악의 외교적 낭패를 볼 수 있어 현재 북한정권의 책임자인 김이 직접나서 중국의 지지를 묶어둘 심산인 것 같다.
또한 소련 외무장관의 방중직후 오는 5일 중국을 방문하는 나카야마·다로(중산태랑) 일본외상에게 중국이 한국의 유엔가입 문제와 부진한 북한일본 수교협상의 진전에 대해 압력을 가하도록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5월께 북한일본 수교회담,북한미국의 유해 송환접촉이 북경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이에대한 중국의 거중 조정을 부탁할 것 같다.
이에대한 중국의 입장은 미지수이다. 중국은 이미 83년 6월 김정일을 초청함으로써 후계체제에 대한 간접 승인의사를 밝힌바 있어 권력승계 문제는 북한의 「내부문제」로 돌리고 있다. 또한 유엔가입 문제에 대해서도 중립입장을 견지하면서 걸프전쟁이후 북한의 초조감을 위도하는 정도의 의례적인 제스처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남영진기자>남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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