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 발언 당대표로선 상식밖/5개항 발표는 밀실합의·월권”청와대는 대구회동의 합의사항이 발표된 직후부터 내부적으로 강경 대응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비서실 핵심인사들은 특히 김대표의 5개항 합의가 계산된 행동으로 민자당 총재인 노태우 대통령의 권위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청와대가 3당 합당이후 김대표의 이같은 행동에 정면대응 해야한다는 초강경의 반응을 보인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노대통령은 1일 하오 6시께 손주환 정무수석으로부터 두 김씨의 대구 회동에 관한 보고를 받았는데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대통령은 2일에도 손수석으로부터 대구회동이후의 상황보고를 받았으며 이자리에서 모종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비서실의 고위 소식통은 『청와대는 두 김씨의 대구회동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있다』고 전하고 『빠른 시간내 손정무수석이 김대표를 면담하거나,면담이 이뤄지지않을 경우 김대표 측근을 통해 노대통령의 의사가 간접 전달될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여기에는 김대표에 대한 노대통령의 「경고성유감표명」이 포함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표면적으로는 강경대응의 자세를 취하고 있지는 않다. 청와대는 우선 공식대응을 유보한채 두 김씨의 5개항 합의가 나오게된 배경과 이에 따른 김대표의 진의가 무엇인지를 파악한뒤 구체적 대응을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운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대표측의 반응과 청와대측의 공식대응 여부에 따라 3당 합당이후 민자당이 최악의 사태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5개항 합의내용은 노대통령 권위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볼수있으나 정확한 배경과 김대표의 진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중대한 사안인 만큼 분위기에 의존해 감정적으로 사태를 해결할수는 없다』고 공식대응유보의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측은 김대표가 대구에 내려가기전 고위관계자를 만나 대구합의에 대한 사전조율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의 합의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으며,대구합의가 이뤄지기 오래전부터 두 김씨측근들 사이에 상당한 논의가 있었음을 뒤늦게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청와대는 일단 공식대응을 유보,김대표의 진의를 정확히 파악하겠지만 초기대응에서 원만한 매듭이 지어지지 않을 경우 강도높은 공식대응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합의중 「공안통치를 배격한다」는 대목에 대응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청와대는 이 대목에 대해 『공안통치라는 표현은 야당이 정치공세를 하기위해 작위적으로 만든 말』이라고 지적하고 『그동안 노대통령을 정기적으로 만나 국정의 모든 분야를 논의해온 집권당의 대표가 야당의 정치공세에 편승하려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밖에는 청와대는 김대표가 국회의원 소선거구제고수,광역의회 6월실시,내각제 개헌반대 등 국정의 주요현안에 대해 일방적으로 합의한것은 중대한 월권행위라고 보고있다.
이는 당내의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밀실합의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일주일에 한번씩 이뤄지는 노대통령과 김대표의 주례 청와대 회동을 당분간 유보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소식통은 『이번주의 노대통령 일정에는 아직 김대표 면담이 잡혀있지 않다』고 확인한 뒤 『이번주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종구기자>이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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