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감정이란 것은 분명히 있다. 있는것을 굳이 없다고 덮어 두는것도 우스운 일이지만,그것을 너무 과장해서 이용하는게 더 큰 탈이다. 지역감정 해소운동이라는게 여러갈래로 전개된다. 그런데 딱한 노릇은 지역감정과 해소운동이 물과 기름처럼,얼음과 석탄처럼 따로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문제의 파생이라 할 수 있다. ◆지역감정의 논쟁은 뿌리를 파보자면 고대의 삼국시대까지 오르락 내리락하며,가지를 헤쳐보면 갈피를 잡을 수 없게 엉켜있다. 그러기에 되도록 논쟁을 회피함이 해소의 지름길이라는 역설까지 나온다. 실상이 그렇다. 지금의 심화된 지역감정은 뿌리와 가지를 따질일이 아니다. 정확한 원인은 훤히 알고 있으면서,그 주위를 맴도는데 오히려 문제가 있는것 같다. ◆영·호남이 엇갈리는 화개는 지명도 아름답지만 대중가요로 유명해진 곳이다. 전상도라 경라도라 하는 가락은 신명이 난다. 거기는 예나 지금이나 지역감정이 작용하지 않는 비오염 지대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88올림픽 고속도로는 동서화합을 인위적으로 고창했으나 웬일인지 썰렁하기만 하다는 소직이 가끔 귓전에 들린다. ◆지역감정의 해소는 마음을 열기에 달렸다고 하나,그 보다 연고지 사고와 인사를 청산 하는게 시급하다. 특정지역 독과점 현상이 두드러지는 한,감정 「해소」라는 말은 공염불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지역감정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고 정치의 문제로 풀어감이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문을 두고 자꾸 창틀을 뚫고 들어갈 생각은 버려야 옳다. ◆대권주자로 꼽히는 양김씨가 영·호남을 두루 돌며 열리는 나라를 위한 기도회에 참석한다고 해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자리를 통해 지역감정해소를 호소하리라 한다. 좋은 일이다. 다만 마치 두 지역 챔피언이 만나 화해의 악수를 나누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착각을 안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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