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대비 조총련과 대화촉진… 전향 유도재일한국인거류민단이 사상 처음 2세 단장을 맞아 새로운 도약의 기대에 부풀어 있다.
지난 25일 민단중앙본부에서 열린 제43회 정기중앙대회에서 재일 2세인 정해용 부단장(56)이 1세 후보들을 누르고 제43대 민단중앙단장에 선출된 이후 중앙본부 조직의 2세화·연소화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신임 정 단장은 15∼19대 단장을 역임한 정찬진옹(86)의 아들로 일본에서 태어난 순수 2세이며,재일한국인사회 조직운동가로서도 대를 잇게 돼 여러 면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재일동포사회의 최대현안이었던 법적 지위개선 문제는 미흡한 대로 일단락이 맺어졌다고 하지만,2·3세 민족교육,사회적 처우개선 문제 등 아직도 중요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그래서 2세 단장의 등장은 2·3세 동포가 90%를 넘어선 재일한국인사회에서는 의미깊은 변화라 할 것이다.
그는 취임회견에서 선배 단장들이 이룩해놓은 업적을 바탕으로 동포사회 3대 과업 추진에 혼신의 노력을 다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북한과 일본의 국교정상화가 내년중에는 매듭지어질 것 같은데 조총련과의 관계는 어떻게 끌어갈 것인가.
『기본적으로는 대화를 촉진할 생각이다. 서로 적대시하지 말고 민족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대화와 교류를 많이 갖자는 것이 민단의 기본입장이다. 그러나 북한과 일본의 국교가 맺어져 조총련계 동포들이 정식으로 북한 국적으로 등록되면 의사가 있어도 전향할 수 없게 될 것이므로 전향홍보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 조직력을 최대한 동원해 1 대 1로 만나 설득·권유하고,선전·홍보물도 많이 만들어 배포할 생각이다』
그 동안의 전향실적은.
『86년 이후 작년말까지 1만9천여 세대 5만7천여 명이 전향해왔다』
민족교육 문제가 큰 과제로 등장하게 됐다. 총련측은 대학도 있고 중등교육기관을 1백여 개나 갖고 있는 데 비해 민단측은 교육시설이 너무 빈약한데….
『오래전부터 민족교육시설 확충이 절실하게 요청돼왔으나 별다른 실천이 뒤따르지 못했음을 인정한다. 우선 민족교육의 의지가 부족했고 교사요원과 시설확충 재원의 부족으로 고충이 많았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중·장기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시행해갈 생각이다. 민단중앙본부 종합연구위원회에 교육문제심의회를 만들어 10년,50년 후에 대비하겠다』
막대한 재원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21세기재단 설립을 서두를 생각이다. 교육문제만을 따로 떼어내 재원염출방안을 강구하자는 것이 아니라 3·4세 동포들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재단 설립 추진현황은.
『작년에 21세기재단설립위원회를 발족시켰고 운영·관리를 담당할 이사 44명도 선임했다. 70만 동포사회의 공유재산인 본부회관은 물론 각 지방본부 건물·토지 등을 모두 재단에 귀속시켜 재일동포사회 공동의 통일재단을 만들자는 것이다. 작년 6월 일본 외무성에 설립신청서를 냈는데 현재 내인가 단계까지 왔다. 올해 안에 정식인가가 날 것으로 본다』
재단의 기금규모는.
『첫 단계로는 90년대 중반까지 3백억∼5백억엔 자산을 목표로 이미 모금활동이 시작됐다. 장기적으로는 1천억엔을 목표로 설정했는데 지금까지 3억6천만엔이 확보됐다. 올해부터는 거단적으로 모금활동에 박차를 가할 생각인데,본국에서 지원해주는 연간 10억엔을 몇년분 일시불로 받아 기금에 넣고,일본정부에서 받아낼 재일동포 일괄보상금도 재단에 넣을 계획이다』<동경=문창재 특파원>동경=문창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