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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도지사선거전 갈수록 열기/일 통일지방선거 어제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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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도지사선거전 갈수록 열기/일 통일지방선거 어제 공고

입력
1991.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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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공천 이소무라,현 지사 스즈키 바짝 뒤쫓아/현정권 신임투표 성격 “주목”동경도지사 선거가 백열전의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29일 전국 44개 도부현의회선거가 공고돼 일본 열도는 본격적인 통일지방 선거철을 맞게 됐다.

이번 선거는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의회의원을 뽑는 것이지만 집권 자민당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을 띠고 있어 결과가 크게 주목된다. 그 중에서도 오는 4월7일 실시되는 동경도지사선거는 보수·중도세력이 분열상을 보여 자칫하면 「가네마루(김환신)­오자와(소택일랑)라인」으로 불리는 집권 자민당의 권력구조에 대한 심판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자민당의 추천으로 3기 12년을 연임한 스즈키(영목준일·80) 현 지사의 4선 추천을 자민당 수뇌층이 거부함으로써 스스로 분열을 자초한 이번 선거에서 과연 자민당이 이길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의문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이겨도 문제,져도 문제」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겨도 문제라는 것은 집권당과 제휴 야당이 총력을 기울여 승리한다고 해도 스즈키 후보에 대한 동정여론을 무마하기 어려우리란 예측에 근거한 것이다. 물론 패배할 경우에는 가네마루­오자와 라에 대한 불신과 반발이 수습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발전,당 수뇌부의 조기개편론이 대두될 것임에 틀림없다.

동경도지사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는 모두 16명. 이 중에서 자민·공명·민사당이 공동추천한 이소무라씨(기촌상덕·61·전 NHK 특별주간),자민·민사당의 하부조직인 동경도 의원연맹추천의 스즈키 후보,사회당 추천 오하라 후보(대원광헌·64·전 대학교수),공산당 추천 하타다 후보(전전중부·58) 등 4명이 「빅4」로 꼽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소무라 대 스즈키 후보의 싸움이라는 것이 여론의 추세이다.

언론매체들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현재로서는 폭넓은 동정을 받고 있는 스즈키 후보가 한발 앞서 있다.

그러나 집권당과 두 야당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이소무라 후보도 만만치 않아 결과는 예측불허의 상태이다. 그래서 양진영의 선거전은 날로 치열해져 별 관심이 없던 젊은층들도 차츰 흥미를 표하기 시작했다.

총 유권자 9백15만표를 향한 이소무라 진영의 득표작전은 「1조엔 감세」 공약과 70세 이상 고령자의 「무료진료」 약속. 지방세 1조엔을 삭감해 주겠다면 유권자 1인당 1만엔 이상의 이익이 되는 셈이므로 부동표의 향배에 큰 작용을 하게 될 것이다.

스즈키 진영에서는 다른 지방과의 균형문제 등으로 실현할 수 없는 사탕발림이라고 반격하지만 이소무라 후보는 가이후(해부준수) 총리의 「실현가능」 언질을 얻어내 더욱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소무라 후보는 특히 「미스터 NHK」로 불리는 개인적인 인기를 무기로 공중목욕탕에 벌거벗고 들어가 노인의 등을 밀어주는가 하면 야키도리(소조) 술집에서 샐러리맨들과 술잔을 나누는 등 온갖 연기를 다하고 있어 한국신문의 해외토픽에 소개될 정도.

그러나 의식있는 시민들은 TV화면에 알몸을 드러낸 것은 점잖치 못한 짓이라고 이마를 찌푸리고 있으며,프로레슬링선수 출신인 이노키 후보(저목관지)를 중도 사퇴시킨 것도 자민당의 술수라고 비난하고 있어 감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항해 「생애현역」을 강조하는 스즈키 후보는 80고령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정력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신주쿠(신숙) 시부야(삽곡) 등 인구가 많은 부도심지역과 공동주택이 밀집한 변두리 주택가를 중심으로 하루에도 3,4차례씩 유세를 하는 스즈키 후보의 캐치프레이즈는 「지방자치권을 지키자」이다. 온당한 이유없이 자당 후보를 갈아치우는 권력의 횡포를 비난하는 이 구호는 특히 반권력 야당성향이 강한 시민층에 어필하고 있다.

적자도정을 흑자로 회생시키고 세계적 명물이 된 새 도청사를 건설하는 등 업적을 평가받기는커녕 문전박대를 당한 노인이 불쌍하다는 동정론도 「스즈키 선풍」의 밑바탕이다.

보수·중도의 후보분열은 기업주들에게 큰 골칫거리이다. 또 전통적으로 야당을 지지하던 노조들도 엇갈린 이해관계로 분열양상을 띠고 있어 흥미를 더해 주고 있다.

대기업의 경영진이 생리상 집권당의 협조요청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은 한국과 마찬가지이지만 12년간 유대를 맺어온 스즈키 진영의 호소도 모른 체 할 수 없는 처지다.

한편 전통적으로 사회당을 지지해온 노조단체들은 사회당의 후보난산에 실망한 나머지 이소무라 지지를 선언한 단체가 생겨날 만큼 분열돼 있다. 12년 전의 혁신 도지사 미노베(미농부) 선풍의 재현을 기대하는 사회당의 오하라 의원은 이 같은 적전 분얄상을 안타까워하고 공산당의 하타다 후보도 나름대로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공룡 같은 두 보수계 후보에게는 역부족인 것 같다.<동경=문창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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