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국,개방바람 타고 마약 극성(세계의 사회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국,개방바람 타고 마약 극성(세계의 사회면)

입력
1991.03.29 00:00
0 0

◎운남성에만 복용자 만명 추산/젊은층에 확산 사회문제 대두지난 49년 중국 공산혁명 이후 중국 대륙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마약이 개방화의 물결을 타고 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 다시 번지기 시작,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중국의 마약 복용자수는 미국이나 서유럽에 비해서나,2천만명의 아편복용자가 있었던 지난 40년대 당시의 중국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지만 아편으로 인해 영국과 전쟁을 치른 이후 국가패망의 비극을 경험한 중국으로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몇해 전부터 중국 남서부 운남성에 접한 미얀마로부터 흘러들어온 헤로인은 처음에는 국경지대의 농부들이 주로 복용했으나 점차 운남성 성도인 곤명을 거쳐 서안,난주 등 인근도시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렇게 중국 남서부 일대에 마약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운남성이 헤로인 산지인 미얀마로부터 서방세계로 마약을 반출하기에 유리한 중국의 국제항에 접근하는 통로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주의 생활에 권태를 느끼고 변화를 갈망하는 젊은이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헤로인으로 인해 범죄가 급증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중국 신문들은 지난해 운남성에서 만도 마약과용으로 43명이 숨졌으며 운남성 전체 범죄의 70%가 마약복용자와 관련된 강·절도,매춘 등이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마약 주입에 사용되는 주사기의 공동사용으로 AIDS확산의 위험마저 파생되고 있다.

현재 중국 전체의 마약복용자수는 정확히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곤명시 마약조사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운남성내에 만도 1만여 명의 마약복용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마약복용자수의 급증과 함께 반입되는 마약물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경찰에 압수된 헤로인 양이 89년 2백94㎏에서 지난해에는 1천4백42㎏으로 5배 이상이나 늘어났다.

마약문제가 이처럼 심각해지자 운남성당국은 마약소지자에게 징역형을 부과하고 마약운반자를 사형 등 극형에 처하도록 하는 새로운 마약법을 마련하고 마약대책 경찰의 수를 1천3백명으로 증강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마약소지·운반자의 수는 감소하기는커녕 증가해 나가고 있는 추세다.

중국인의 한달 평균 임금이 미화 25달러에 불과한 데 비해 대규모 마약밀수업자의 한달 소득이 1만달러 이상에 달할 정도로 마약 거래는 막대한 이익이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사회에 마약이 성행하기 시작한 것은 단지 개방화의 물결 때문 만이 아니라 중국 공산혁명 초창기의 건전한 사회의식과 가치관이 무료한 공산통치 40여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서서히 무너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중국 마약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공산혁명 직후 중국정부가 마약거래를 불법화하고 마약중독자를 강제치료소로 보내 마약을 근절했을 당시 중국인들 사이에는 낙관주의가 퍼져 있었으며 평범한 사람들도 국가건설에 참여하려는 열망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의 젊은이들은 그러한 목적의식을 상실한 채 일상에 대해 권태감 만을 느껴 마약을 찾게 된다는 지적이다.

전세계의 골칫 거리인 마약문제에 있어서 통제사회인 중국도 더 이상 성역이 되지 못하고 있다.<남경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