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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교조」가 황색바람 압도/기초의회선거 개표장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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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교조」가 황색바람 압도/기초의회선거 개표장 희비

입력
1991.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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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수 득표… 연장자가 당선행운/중졸 출신,박사후보에 역전승/친형제 등 한집안서 4명 경사/2대 걸쳐 「집안싸움」… 한쪽만 대이어 고배/투표용지에 「수서」관련 여권 비난구호도/청백리 두 전직 면장 조직력에 무릎꿇어▷서울◁

○…서울 마포구청 4층 강당에서는 하오 11시55분께 동교동에서 출마한 중졸 학력의 이종만씨(62·부동산업)가 4차례의 역전끝에 박사학위소지자인 상대후보 백인기씨(61·KIST 연구원)를 누르고 이 지역 첫 당선자로 확정돼 참관인들이 탄성.

이 후보측 참관인들은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중졸이 박사를 물리쳤다』고 환호.

이 후보는 『모자라는 사람을 뽑아준 데 감사한다』며 『내 고장 발전을 위해 발로 뛰는 의원이 되겠다』고 소감을 피력.

○“욕심많은 집안” 축하

○…친형제 3명과 조카사위 등 한집안에서 4명이 당선.

경기 군포시 군포1동 당선자 유지연씨(64)와 서울 구로구 가리봉3동의 유지운씨(54),경기 시흥시 대야동의 유지흥씨(52) 등 3명은 아들만 8형제인 집안의 셋째 여섯째 일곱째이며 다섯째인 유지용씨(57)의 맏사위 김영호씨(35)도 경기 안양시 석수2동에서 당선.

여섯째인 지운씨만이 1명을 뽑는 선거구에 입후보했고 나머지 3명은 2명을 뽑는 선거구에서 각각 최다득표로 당선되자 이웃 주민들은 『욕심 많은 집안』이라고 축하했는데 유씨 문중은 온집안이 잔치 분위기.

○개표 끝나자 태도돌변

○…서울 도봉구 쌍문1동의 박 모 후보(51)는 부정선거라고 주장,개표 도중 계속 소리를 지르며 항의하다 27일 상오 8시20분께 당선이 확실해지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선관위 직원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고생했습니다. 고맙습니다』를 연발.

박 후보는 이날 상오 3시50분께 개표장인 정의여고 강당에서 지지자 20여 명과 함께 투표함에 이상이 있다고 주장,심한 몸싸움까지 벌이며 투표함 7개를 빼앗아 구석에 몰아넣고 개표를 중단시켰던 장본인.

선관위측은 박 후보가 『3개씩이어야 할 투표함 자물쇠가 1개씩 부족하고 봉인도 새로 붙인 흔적이 있다』고 주장하자 투표참관인 40여 명을 불러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3시간50분 만에 개표를 재개.

박 후보는 지난 18일에도 동사무소 직원들의 공보소각사건이 일어나자 자신에 대한 음해공작이라고 주장하는 등 사사건건 시비를 벌여왔다.

박씨가 당선 후 태도를 표변하자 한 참관인은 너무 얄미웠던지 『결국 박씨는 부정선거로 당선된 셈』이라고 비아냥.

○…의원정수 2명의 경기 부천시 성곡동 선거구 개표결과 4명의 후보 가운데 남연희씨(49·여)와 이정석씨(57)가 똑같은 1천5백34표씩을 얻어 사이좋게 당선.

○…여성후보 두 명이 출마해 화제를 모았던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선거구에는 『비닐하우스촌의 가난한 이웃들과 아픔을 같이하겠다』고 공약한 정순임씨(31)가 당선.

정씨는 『수십 억짜리 빌라가 즐비한가 하면 비닐하우스촌 문제가 심각한 양재동은 우리나라의 극심한 빈부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며 『비닐하우스촌으로 이사 가 그 속에서 살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욕을 과시.

정씨는 『이번 선거를 위해 새벽 등산로와 시장 등을 찾아다니며 하루 20시간 이상을 몸으로 뛰었다』고 밝히고 『선거운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은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한 남성들의 편견이었다』고 술회.

○…우정업무종사자도 우편취급소장이 출마자 16명 중 10명,별정우체국장은 48명 중 25명이 각각 기초의회 의원으로 입신.

체신부는 학력·경력을 소개하며 겸직활동을 하게 된 이들이 지자제업무에서 우정업무의 위상을 높여줄 것을 기대

○인천 또순이 기염

▷인천·경기◁

○…인천 남구 숭의4동 선거구에 출마,67.7%의 득표율로 당선된 여성후보 이영환씨(50)는 『많은 분들이 나를 믿고 지지해준 데 대해 감사드리며 마을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첫 소감.

인천에서 초·중·고·대학을 나와 숭의4동에서만 15년을 살아온 이씨는 이웃 어른들과 부녀자들 사이에 소문난 또순이.

이씨는 현직 시흥시 부시장인 남편 박원준씨(56)로부터 『젊었을 때 열심히 일해보라』는 충고를 받고 출마.

▷충청·강원◁

○…충북 괴산군 도안면 선거구에 입후보한 연찬(70·양조업) 연규승씨(34·축산업)는 개표결과 득표수가 똑같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지방의회의원선거법에 따라 연장자인 연찬 후보가 당선.

총유권자 2천6백53명 중 1천9백81명이 투표에 참가한 도안면 선거구의 1차개표 결과 두 후보 모두 똑같이 9백70표를 얻어 개표종사원들은 5차례에 걸쳐 검표를 하는 등 진통.

도안 연씨의 문중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던 양 후보는 그 동안의 선거운동과 합동연설회에서 한 치의 양보없는 치열한 접전을 벌여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으나 아저씨뻘의 연찬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연씨 문중에 장유유서를 입증.

○재검표 끝 당락 번복

○…충북 괴산군 증평읍 선거구 개표에서 검표 끝에 당선자와 탈락자가 뒤바뀌는 진풍경을 연출.

2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증평선거구에는 모두 4명이 입후보해 개표결과 박형규(51·금융업) 박치화 후보(39·상업)의 당선이 확정.

그러나 2천6백88표를 얻은 이강선 후보(49·농업)가 박치화 후보(2천6백91표)와의 표차가 3표밖에 나지 않자 이의를 제기,재검표한 결과 이 후보 2천7백70표,박치화 후보 2천7백41표로 밝혀짐에 따라 한순간에 당락이 번복돼 희비가 교차.

○한 표 차로 희비교차

○…충북 제천군 백운면 선거구에서는 윤장택 후보(47·제재업)와 민강완 후보(35·농업)의 득표수가 똑같아 재검표한 결과 윤 후보가 1표 차로 당선.

3명이 출마했던 이 선거구에서는 26일 하오 개표결과 윤 후보와 민 후보가 똑같이 1천1백30표씩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두 후보가 모두 이의를 제기,다른 선거구의 개표를 끝내고 27일 상오 5시께 재검표한 결과 윤 후보자가 민 후보보다 1표 더 많은 1천1백29표를 얻어 당선이 확정.

○…20여 년 간을 고향 면장으로 헌신하다 정년퇴임한 뒤 주민들의 권유로 충남 보령에서 출마한 전직 면장 2명이 모두 낙선,칩거중.

주교면 이응상씨(63·전 주포·오천면장)와 청라면 구만회씨(68·전 청라면장)는 청백리 생활로 쌓은 신망만 믿고 출마했으나 상대후보의 치밀한 조직과 사회활동 등에 밀려 고배.

한편 구씨 집에는 정인영 현 청라면장을 비롯,주민들의 위로행렬이 줄을 이어 훈훈한 정이 만발.

○강원 여성후보 전멸

○…강원도내에서 기초의회 의원 후보에 출사표를 던졌던 3명의 여성후보들이 모두 낙선.

정수 2명인 영월군 영월읍 선거구에 출마한 조의진씨(67·부인회 군지부장)가 당선자와 큰 표차로 떨어진 것을 비롯,양구군 양구읍 선거구의 박임조씨(59·전직 교사) 강릉시 노암동 선거구의 최규숙씨(56·시여성단체협의회장)도 그 동안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근소한 표차로 분루.

○구속된 후보가 압승

○…충북 청주시 가경·복대 선거구에 출마했다 지난 14일 지방의회의원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신택수 후보(46·금융업)가 타후보들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옥중 당선.

의원 2명을 뽑는 가경·복대 선거구에는 모두 4명이 입후보했는데 신 후보는 총 9천3백1표 중 48.4%인 4천5백94표를 획득,2천4백6표를 얻어 2위로 당선된 박종도 후보(42·상업)에게 압승.

○당선되자마자 이적

▷호남◁

○…평민당 당직자로 전북 남원군 아영면에서 출마한 유양우씨(39)가 27일 당선되자마자 민자당에 입당한 것으로 밝혀져 당선자 당적이동 1호를 기록.

유씨는 지난 5일 평민당 지구당위원장 지역특별보좌관으로 임명돼 선거운동 기간중 평민당으로부터 간접지원을 받았으며 총투표 2천1백8표 중 1천3백27표를 얻어 차점자인 유지영씨(41)의 7백29표를 크게 앞질러 당선. 이로써 남원군은 전북도내 유일한 여당 군의회가 될 것으로 관측.

○…평민당의 아성인 광주·전남지역에서 평민당 내부공천자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전교조 출신 5명의 후보가 평민당 내부공천자를 압도하고 모두 당선돼 황색돌풍보다 강한 「전교조 태풍」을 과시.

광주에서 출마한 4명의 전교조 출신 후보 중 서구 화정2동의 김택중 후보(37·전 광주 광덕고 교사)를 비롯,봉선동 김화진 후보(33·전 봉선중 교사) 방림2동 윤봉근 후보(34·전 동아여중 교사)가 모두 평민당 내부공천자를 제치고 1위로 당선됐고 화정3동 김성채 후보(43 전 송원고 교사)는 평민당 내부공천자에 이어 2위로 당선.

또 전남지역에서 출마한 유일한 전교조 출신 후보인 목포시 죽교1동의 오영석 후보(43·전 목포여상고 교사)는 평민당 내부공천자를 누르고 시의회에 진출,전교조의 세를 확인.

한편 전교조 광주지부는 『전교조의 승리는 단순한 전교조 해직교사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참교육에 대한 염원의 승리이며 정의의 승리다』며 『그러나 이번 의회진출은 정치적인 진출이 아니라 교육자치와 민주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자평.

○…광주북구청 3층 회의실에 마련된 북구 의회의원선거 개표소 안에는 26일 밤 10시30분께 중흥3동 선거구 투표함 등을 개표하는 과정에서 반정부 구호가 적힌 투표용지가 발견돼 개표종사자들이 한때 긴장.

야당 출신 후보에 기표한 이 투표용지에는 『수서비리 규탄,지자제 분리선거 반대』라는 구호가 적혀 있었는데 선관위는 무효표로 처리.

○60대 형 체면유지

▷영남◁

○…5명의 후보자 중 영양천씨 4명이 출마,치열한 집안싸움이 전개됐던 해운대구 석태동서는 천씨 중 최고령자인 천두용씨(65·새마을금고 이사장)가 30대,40대,50대 동생들을 제치고 당선돼 체면을 유지.

이 지역에서는 천씨 집 성촌답게 유효투표수의 82%를 천씨 후보 4명이 독점했으며 당락이 결정된 후 집안과 마을의 번영을 위해 함께 힘을 합치기로 다짐.

○…6촌형제가 출마,관심이 집중됐던 부산 강서구 가락동에서는 동생인 배병희씨(45)가 형인 병관씨(48)를 3백여 표차로 누르고 당선.

배씨 집안은 30여 년 전 경남도 의원선거때도 4촌형제간인 선친들끼리 격돌,역시 병희씨 부친이 당선된 바 있어 병관씨는 2대에 걸쳐 고배를 마신 셈.

○노대통령 외조카 대패

○…노태우 대통령의 외조카로 관심을 끌었던 대구 동구 공산1동의 김홍달씨(38)는 상대인 나재수씨(59)에게 거의 2배 가까운 표차로 대패.

김씨는 7백61표를 얻은 데 반해 나씨는 1천4백17표를 획득해 당선됨으로써 김씨의 기초의회 진출의 꿈은 무산.

○포철 직원 3명 축배

○…포항시에서 출마한 포항제철 직원 3명이 나란히 기초의회 의원에 당선돼 포철이 경사.

제철동 최상태 후보(51·아변정비 부주임)는 4명이 경합을 벌여 유효표의 32%,대이동 최석호 후보(50·성강정비 부주임)는 39%,효곡동 강봉기 후보(51·에너지 부주임)는 40%를 각각 득표하는 등 3명 모두가 비교적 높은 득표율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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