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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전력수급 “발등의 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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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전력수급 “발등의 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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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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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88만㎾ 불과… 적정수준에 크게 미달/수요 크게 느는데도 86년 이후 설비투자 인색한 탓/성수기 발전소 1곳 고장땐 「제한송전」 상황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올 최대전력수요는 1천9백62만9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능력은 2천50만9천㎾에 그쳐 예비전력이 88만㎾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공급예비율로 따지면 4.5%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서 적정공급예비율 15%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이 정도 공급예비율로 전력수요가 최고점에 달하는 올 여름을 넘기자는 것 자체가 무리다.

간단히 말해 1백만㎾ 발전용량의 대형 발전소 또는 원전 1군데만 고장이 나 정상가동이 힘들 경우 예비전력 88만㎾를 초과하는 실정이므로 제한송전이라는 비상조치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동자부와 한전은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누진제 확대에 따른 실질적인 전기요금 인상 ▲범국민적 절전운동 강화 ▲에어컨 특소세 인상을 통한 보급억제 등 수급안정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이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이행되는 경우에도 공급예비율은 7.0%에 지나지 않는다.

또 막연한 절전운동 등 수요억제차원의 수급안정대책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리도 미지수여서 올 전력수급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물론 전력수요의 급격한 증가 때문이다. 최근 3년간(88∼90년) 전력수요는 연평균 13.7%씩 증가했으나 공급능력증가율은 한자리 수 이하에서 계속 맴돌고 있다. 특히 산업용보다는 업무용과 가정용이 소비증가를 주도하고 있으며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에어컨 보급이 저변확대돼 한여름 낮의 최대 전력수요를 연평균 16.0%씩 증가시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산업용 전력소비는 12.9%밖에 증가하지 않았으나 업무용은 24.0%,가정용은 17.0%나 늘어났다.

에어컨 보급대수는 지난 85년 90만1천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백59만7천대로,냉방전력수요는 2백39만3천㎾에서 3백73만2천㎾로 각각 77.2%와 55.9%가 증가했다.

정부는 결국 이같은 전력수요 증가추세를 너무 안이하게 판단,발전용량을 늘리는 데 소홀히 함으로써 예비전력이 1백만㎾도 안 되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정부가 이제 와서 문제가 커지자 전기요금 인상,절전운동 등의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법을 사용하려 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발전용량을 늘리는 것은 2∼3년내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적어도 5∼10년 후의 전력소비 증가추세를 예측,장기적인 발전소 건설계획을 세워야 하는데도 80년대 중반 이후 투자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려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지난해 공급예비율이 8.3%를 기록,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전이 올해 2개 수력발전소를 조기 준공시키고 장기 휴지발전소 재가동,정기보수 최소화 등의 비상대책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능력이 지난해에 비해 1백82만9천㎾밖에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장기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절감케 하고 있다.

한전측은 『전원개발 기본계획을 결정하고 있는 정부가 86년 이후 3저현상으로 인한 고도성장 때 발전설비 투자에 너무 인색했던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하고 『획기적인 대책이 없는 한 만성적인 공급예비율 부족현상은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전은 92∼93년에 10개의 신규발전소를 준공,4백91만4천㎾의 전력을 추가공급할 계획이지만 이 기간중 최대전력수요도 3백75만1천㎾ 증가,공급예비율은 계속 6.9∼10.0%에 머물 전망이다.

더구나 최근 수년간 한전이 자금 부족현상을 겪고 있고 앞으로도 매년 부족자금이 2조∼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투자재원 조달이 여의치 않을 경우 발전소 준공계획이 늦춰질 가능성도 많다.

또 집단민원이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요즘엔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각종 전원입지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져 중장기 건설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만큼 기존의 안일한 방법으로는 문제의 해결이 힘든 실정이다.<방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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