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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문제」 남북 직접대화 통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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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문제」 남북 직접대화 통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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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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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위 수석대표 한국군 장성 임명 의미/“북 거부 태도변화” 일정 앞당겨/긴장완화·관계진전의 장 기대휴전협정조인 38년 만에 처음으로 군사정전위원회 유엔군측 수석대표에 한국군 장성이 임명됨으로써 앞으로 판문점 군사회담도 남·북대표가 주역으로 이끌어 가는 새장이 열리게 됐다.

53년 7월27일 휴전협정이 체결된 후 공산측 수석대표는 북한군 장성이 계속 맡아온 데 반해 유엔군측 수석대표는 미군 장성이 바통을 이어오다 「한국군 장성 수석대표체제」로 바뀌게 된 것이다.

4백59차례 군사정전위 본회의가 거듭돼 오는 동안 미군 장성 수석대표 56명이 거쳐 갔고 황원탁 육군소장은 제57대 유엔군 군사정전위 수석대표가 됐다.

이에 따라 다음번에 열릴 판문점 제4백60차 군사정전위 본회의에서는 황 소장과 북한측 수석대표인 최 의웅 소장 등 남·북 장성이 처음으로 수석대표로 마주앉아 대표발언을 하게 된다.

판문점정전위 본회의는 쌍방 5명의 대표 중 가운데 수석대표만 발언을 할 수 있어 이제까지 한국군 장성 2명의 대표들은 북한과 미군 장성 수석대표들의 발언,공방을 말없이 지켜보기만 했었다.

정전위 수석대표를 한국군 장성으로 교체하는 문제는 지난해 2월 우리 정부측이 공식제기,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체니 미 국방장관을 만나는 자리에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뒤이어 지난해 11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양측은 정전위 수석대표를 주한미군 감축 1단계 시점인 92년 안에 한국군 장성으로 교체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공산권의 대변동과 한반도를 비롯한 전세계적인 대화분위기 속에서 군사분야에서의 남북 직접대화와 긴장완화를 위해 정전위 수석대표 교체 일정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로 임기가 끝난 55대 정전위 수석대표(레리·G·보트 미 해군소장) 후임으로 올해초 한국군 장성이 임명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유엔사측은 지난달 11일 제임스·F·레코드 미 공군소장을 56대 정전위 수석대표로 임명해 한국군 장성으로의 교체는 올 연말이나 내년초쯤으로 늦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유엔사측은 또다시 예상을 깨고 임명된지 한 달 남짓으로,단 한차례 정전위 본회의(4백59차·지난달 13일 개최)에 참석한 레코드 소장을 교체,황 소장(연합사부참모장 겸 정전위 대표)을 임명했다.

유엔사측이 레코드 소장을 임명했던 것은 정전위 수석대표를 한국군 장성으로 교체할 경우 『한국은 휴전협정 조인 당사국이 아니므로 협상 상대국이 될 수 없다』는 북한측의 거부가 예상된 데다.이달 10일께부터 시작된 팀스피리트훈련 및 당시의 걸프전쟁 등이 맞물려 마찰이 빚어지는 것을 피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황은 불과 한 달 전과 비교할 때 많이 달라졌다.

팀스피리트 야외기동훈련이 지난 20일로 모두 끝나 병력이 철수한 데다 걸프전쟁도 다국적군의 완승으로 끝났다.

특히 지난 4백59차 본회의에서 북한기자들이 『남조선측이 정전위 수석대표를 맡을 줄 알았는데 다시 미군이 임명돼 의외였다』 『한국군이 임명되더라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남·북이 직접 얘기하고 있는데 군사문제라고 직접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등 변화된 입장을 보였듯이 북측의 태도변화가 감지됐다.

한미 양국정부와 군당국은 이같은 달라진 여건을 감안,정전위 수석대표의 한국군 장성임명을 더 이상 늦출 필요가 없다고 판단,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

유엔사측이 이날 판문점 일작장교회의를 통해 북측에 전달한 정전위 수석대표 교체·임명통보서를 북측이 수령을 거부,그 자리서 반려해 당분간 「수석대표 문제」로 인한 표면상 시비·공방은 한 번 치르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수석대표 문제 등은 양측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문제로서 「남·북한 장성 수석대표체제」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 확실하다.

어쨌든 새로 출발하는 군사정전위 본회의에는 한반도문제를 풀어가야 할 책임 있는 당사자들의 대화체제를 구축,판문점의 신뢰발판을 토대로 군사적 긴장완화·남북관계 진전의 새로운 토론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민족적 기대가 쏠리게 됐다.<안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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