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디노형사 대선비리관련책 출간/정부,경찰정보누출이유 해임조치/「제2드레퓌스」 사건화 가능성현직 형사로서 지난 88년 프랑스 대통령선거 당시의 정치자금흑막을 파헤친 「불가능한 수사」란 책을 펴내 유명해진 마르세유 시경의 앙토완·고디노 형사(47)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 18일 현직에서 파면조치를 당해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14일자 본보 19면 보도).
이 책이 지난해 10월 출간되자마자 정치적 파문을 일으키며 30만부 가까이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자 필립·마르샹 내무장관은 고디노 형사에 대해 보복성 정직처분과 인사발령을 내린 데 이어 이 날자로 국립경찰에서 파면시킨 것이다.
그러나 고디노 형사는 이에 불복,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복직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했고 그의 책을 출판한 알랭 미셀출판사의 티에리·피스테 편집장은 정치인들에게 양심회복을 촉구하면서 이번 사태가 「제2의 드레퓌스사건」으로 비화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내무부 당국의 파면이유는 현직 형사가 참여한 수사의 전개상황을 비롯,국립경찰기능에 대한 정보를 누출시킨 것은 경찰관의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며 전임 피에르·족스 내무장관(현 국방장관) 등 상관을 매우 극단적으로 비판한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내무장관은 경찰노조 대표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디노 형사의 파면을 건의한 국립경찰 징계위의 권고를 받아들였다.
이 사건은 우파계열의 유력지 피가로가 1면 머릿기사로 취급하고 TV방송도 주요뉴스로 다루는 등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불가능한 수사」는 고디노 형사 자신이 직접 수사에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지난 88년 대통령선거 당시 기업들이 현 집권당인 사회당에 헌금한 엄청난 규모의 정치자금이 온데간데없이 증발됐다는 의혹을 제기,정치권과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다.
마르샹 내무장관은 고디노 형사에 대한 파면조치는 경찰공무원의 입을 막으려는 목적이 아니라 『그가 한계의 틀을 벗어났기 때문에 취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고디노 형사는 『프랑스 민주주의가 표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책은 남들이 말하지 안하는 것을 말하고 프랑스의 많은 경찰관들에게 희망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한 형사가 정치권에 던진 돌이 과연 달걀에 지나지 않을 것인가,아니면 「제2의 드레퓌스사건」으로 번질 것인가,프랑스의 최대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파리=김영환 특파원>파리=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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