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구로1동 구의회의원선거에 출마한 50대 입후보자가 관내 통장 16명을 무더기로 매수,이 중 3명이 19일 지방의회선거법위반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큰 물의가 빚어지고 있다.집장사로 수십억대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진 한창우씨(52)는 선거일 공고 전인 지난 2월말께 거주지인근 통장 3명을 은밀히 불러 8백만원을 주고 선거운동을 노골적을 부탁했다.
이들은 구로1동 선거구 관내 13명의 통장들과 50만원씩 나눠 가진 뒤 주민들에게 술대접을 하면서 『우리 동네 일군은 한창우뿐』이라며 드러내 놓고 운동을 해 왔다
검찰은 매수된 사람이 16명이나 되자 「조장통장」 3명만을 구속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불구속입건했다.
선거사범발본의지를 입버릇처럼 천명해온 검찰이 이들을 모두 구속할 경우 구로1동 선거관련 행정업무가 마비된다며 현직에 복귀시킨 것이다.
전국적으로 선거운동을 이유로 직책을 사퇴한 통·이·반장의 수가 2천명을 상회한 현실을 감안할 때 검찰의 이 같은 「면죄부」는 형평을 잃은 「악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정후보에게 매수된 통장들을 지자제선거 행정업무를 맡기려고 풀어준 것은 생선가게를 고양이에게 맡긴 꼴이다. 당초 전원 구속을 장담하며 기세등등하던 경찰도 검찰 등과 협의한 뒤 『불구속입건된 13명에 대해 언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했느냐』며 발뺌하는 데 급급했다.
공평한 잣대로 법을 집행해야 할 검찰과 경찰이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공명선거 의지」는 낙제점이다.
한씨는 『이 정도를 가지고 나를 구속하는 것도 음해에 의한 청치탄압』이라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돈나무 민주주의」로 전락시키지 않으려면 유권자들이 감시의 눈길을 더욱 강화해야 될 것 같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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